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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ver Sep 06. 2022

차박 A to Z

차박 여행 가이드

선선한 가을바람 일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진정한 '차박'의 계절이다.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차에서 잠도 자는 낭만이 있기에 최근 2~3년간 유행처럼 번졌지만, 우리가 놓치는 부분도 많다. 완벽한 차박을 위한 개념 정리부터 여행지 추천까지 차박의 세계를 간략히 정리했다.




차에서 숙박을 하는 여행

차박은 ‘차에서의 숙박’의 준말이다. 차를 베이스캠프 삼아 여가를 즐기는 레저 문화를 말하는 것으로, 오토캠핑과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텐트와 각종 장비를 펼쳐놓고 캠핑을 즐기는 오토캠핑과 달리, 차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딱히 캠핑을 즐긴다기보다는 차를 몰고 여행을 하다 피곤하면 멈춰 차에서 잠을 자고, 또 떠나는 것, 즉 배닝(vanning, 숙박 장비가 설비된 밴을 타고 여행을 다니는 것)에 가깝다.



How to 차박?

코로나19 사태로 한데 모여 여행하는 대신 차박으로 눈을 돌리는 이가 늘었다. 차박 초보자도 번거로운 준비 없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현실적인 팁 여섯 가지를 소개한다.


지역 맛집에서 음식을 포장해서 차에서 먹는 게 차박의 묘미

1. 튜닝은 안 해도 평탄화는 필수다

차박은 차에서 자는 여행이다. 성인이 반듯하게 누워 잘 수 있으면 되는 만큼 매트나 침낭으로도 가능하다. 단, 시트의 평탄화가 이뤄지지 않은 일반 차량에서 잠을 자면 다음 날 허리 통증에 시달릴 수 있으니 평탄화 정도는 하는 게 좋다. 평탄화는 시트와 트렁크 공간을 수평이 되게 만드는 것으로, 박스형 수납함이나 나무판을 활용해 바닥을 평평하게 한다.


2. 차박은 오토캠핑이 아니다

차박은 용어 그대로  안에서 잠을 잔다는  핵심이다. 요즘 방송 등을 보면 차를 정박하고 텐트와 테이블  각종 장비를 펼쳐서 오토캠핑을 즐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차박이 니다. 차박은 취사나 캠핑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어느 곳에나 정차가 가능하지만 오토캠핑은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하면 불법이다. 차박을   다음의 에티켓은  지킬 .


➊ 차량과 연결된, 혹은 별도의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는다.(트레일러 포함)

➋ 취사를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하다면 컵라면 정도의 인스턴트 간편식 정도만)

➌ 화장실 세면대에서는 간단히 세수만 해결한다.

➍ 여행 지역 원주민의 생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곳에 주차한다.

➎ 사용한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온다.



3. 식사는 ‘지역 맛집’에서

최근 차박이 유행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야외 취사다. 캠핑장에서야 상관없지만 대부분 차박은 머물고 싶은 곳에서 정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사에 제약이 따른다. 가령 바다에서 낚시를 하면서 매운탕을 끓여 먹는 정도는 괜찮을 수 있지만, 이것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여행의 가장 큰 재미가 바로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이 아닐까. 식사는 지역 맛집에서 해결하자.



4.짐은 최대한 간소하게 꾸린다

차박은 기동성이 중요하다. 너무 많은 짐은 불편만 초래한다. 침낭이나 매트, 응급조치 키트, 생수, 칫솔 등의 개인 위생용품 정도만 준비하면 끝이다. 캠핑이 아닌 만큼 텐트나 테이블 같은 캠핑용품도 필요 없다.



5.구슬 전구, 루프 텐트 등 캠핑 아이템은 지양한다

TV 속 연예인들이 보여주는 차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걸 명심하자. 트렁크의 화려한 LED 조명이나 구슬 전구, 차량 위에 설치하는 루프 텐트 등 너무 눈에 띄는 아이템은 피하는 게 좋다. 최근 지역 주민들이 차박 여행객을 반기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차박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경치 좋은 곳에서 조용히 머물다 간다는 생각으로 떠나야 한다.


6.명소를 찾기보다 나만의 여행에 집중한다

초보 차박족이라면 바다나 강 근처를 노리는 게 좋다. 경치를 즐기기 좋고, 밤에도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다. 이때 누구나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도 좋지만, 유명한 곳은 이미 차박족 사이에 입소문이 나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일쑤다. 특히 코로나19로 차박이 대세가 된 요즘은 더하다.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서해의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고 소문난 ‘오션 뷰’ 주차장은 평일에도 만차를 이룬다. 동해의 일출 포인트도 마찬가지. 방송에서와 같은 차박의 낭만을 좇기보다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최대한 즐기자.





차박, 어디가 좋을까?

차박 명소는 어디일까? 미디어에 소개된 곳 대부분이 해안 드라이브 코스였는데, 경치가 좋을뿐더러 주변에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 출발해도 부담 없는 거리

인천 강화도

인천 강화도는 서울 도심과 가까운 만큼 언제든 드라이브하기 좋아 당일 차박 장소로 인기다. 서해안의 일몰이 장관이니 오후 늦게 출발해 드라이브 여행을 하다 일몰을 본 뒤 차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아침부터 주변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박 장소는 인근 해수욕장 주차장이 적당하다. 인근 교동도는 꽤 넓은 데다 자전거길이 잘 닦여 있고, 1960~1970년대 거리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룡시장이 유명하니 둘러볼 만하다.



동해 여행의 진수

강원 양양

강릉에 있는 주문진은 해수욕장, 항구, 등대, 수산시장 등 가볼 만한 곳이 많고, 수산시장에서 다양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어 차박 여행지로 제격이다. 부산이나 포항보다 상대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차박은 분주한 항구를 벗어나 한적한 해변에서 하는 것이 좋다. 주차로 인해 어업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 다행히 양양 기사문항 인근에는 한적한 해변이 있어 차박하기 좋다. 기사문항에서 회를 포장해 와 차에서 맛보는 것도 별미다.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 주차장

경북 울진

가을부터 겨울까지 울진의 홍게가 제철을 맞이한다.

울진의 구산해수욕장은 JTBC <캠핑클럽>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해변 주차장이 넓어 차 트렁크를 열고 기대앉으면 차 안에서 멋진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캠핑장이 가까이 있어 오토캠핑을 병행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찾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



일몰부터 고군산군도 여행까지 한 번에

전북 새만금방조제

군산의 명물 지린성의 해물짬뽕

바다 위를 가르며 방조제를 달릴 수 있는 새만금방조제는 아는 사람만 찾는다. 방조제 중간쯤 있는 ‘새만금방조제 해넘이휴게소’에서는 장엄한 일몰을 만날 수 있다. 바다 한가운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일몰 감상이 가능하다. 방조제를 건너면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등 60여 개 섬이 몰려 있는 고군산군도가 나온다. 노상, 공영 주차장이 곳곳에 있어 어렵지 않게 주차가 가능하니 차박으로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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