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김윤아 - 꿈
상경 7년 차, 이제는 익숙해진 서울의 풍경 속에서 문득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낀다. 도시의 고독은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내 안의 ‘꿈’을 들여다볼 때 가장 서늘한 얼굴로 다가온다. 그럴 때면 나는 김윤아의 ‘꿈’을 듣는다.
이 노래의 힘은 꿈을 잃을 만큼 힘들어하는 이들을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 데 있다. 오히려 꿈이라는 단어가 가진 통상적인 아름다움을 첫 소절부터 부숴버린다. ‘때로 너의 꿈은 가장 무거운 짐이 되지.’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누구도 대신 져줄 수 없는 책임, 벗어 둘 수 없는 굴레. 이 건조하고 폭력적인 진술은, 달콤한 위로보다 더 정확하게 내면의 고독의 본질을 꿰뚫는다.
때로 너의 꿈은 가장 무서운 거울이라 초라한 널 건조하게 비추지
너의 꿈은 때로 마지막 기대어 울 곳 가진 것 없는 너를 안아주는
노래를 듣다 보면, 꿈이 가진 두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꿈은 나의 현재를 가장 냉정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 나를 주저앉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유일한 손길이 되기도 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누구도 대신 져줄 수 없는 짐이자, 그 길이 있기에 세상 속에 홀로 버려지지 않게 하는 마지막 동아줄이다.
이 거대한 도시에서 나를 지탱하는 것은 성공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나 타인의 위로가 아니다. 오히려 나를 가장 외롭게 만드는 나의 꿈, 그 자체가 유일한 좌표다. 꿈은 끊임없이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며 나를 혼자로 만들지만, 그 꿈이 있기에 나는 무수한 인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결국 나를 일으키는 것은 타인의 온기가 아닌, 나를 가장 고독하게 만드는 나의 꿈 그 자체다.
꿈이 요구하는 고독의 값을 기꺼이 지불할 때, 우리는 비로소 혼자서도 단단히 설 수 있게 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