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The 1975 - Love It If We Made It
"페스티벌은 현생에서 잠깐 떨어져서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이런 시간이 가끔은 필요해요. 왜냐면 현생은 대체로 개떡 같으니까!"
- 어제 펜타포트에서 김윤아가 말했다. -
맞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에 ‘음악과 나’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페스티벌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난 요즘 The 1975의 ‘Love It If We Made It’을 매일 같이 듣는다. 노래 속 매티 힐리는 3분 내내 세상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고발한다. 실패한 현대 사회, 미쳐 돌아가는 정치, 약물과 허상. 그는 거의 모든 문장에 욕설을 섞어가며 소리친다.
그리고 나는 매티가 "Jesus, save us, modernity has failed us"라고 외칠 때마다, 나는 속으로 ‘그래, 네 말이 맞다…현대사회는 망했다.’고 대답하곤 한다.
이 절망의 목록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은 이상하게도, 기묘한 위안을 준다. 나 혼자만의 불안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가 사는 시대의 보편적인 진단임을 확인받는 기분. 모든 것이 실패했다는 최악의 전제를 받아들이고 나면, 역설적으로 아직은 무너지지 않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망가진 세상에 그래도 법이 있고, 최소한의 시스템이 존재해서 다행이라는, 말이 되진 않지만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안심이 된다.
어쩌면 매티가 이 모든 재난의 풍경 위에서, 노래 내내 딱 한 문장만을 집요하게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현대 사회는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겨냈으면 좋겠어’라는
“I’d love it if we made it.”
그래도, 나는 우리가 해낸다면 좋을 거야
이는 맹목적인 희망이 아닌 것이다. 실패를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움트는, 아주 작은 가능성에 대한 갈망과 같다.
현생이 개떡 같다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그 바닥 위에서 ‘그래도’를 외치는 음악.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이 개떡 같은 현생을 버텨내는 가장 솔직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도—I’d love it if we made it t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