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But Thieves, 위태로운 아름다움

by siyu


어떤 음악은 거대한 에너지의 폭발 속으로 우리를 기꺼이 뛰어들게 만든다. 영국 밴드 나씽 벗 띠브스(Nothing But Thieves)의 데뷔 앨범 [Nothing But Thieves]가 바로 그렇다. 이 앨범은 여린 서정성과 압도적인 록 사운드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세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그 충돌의 지점에서 기묘한 에너지를 터뜨린다.


이 폭발의 중심에는 보컬 코너 메이슨의 목소리와 밴드의 연주가 만들어내는 역설적인 긴장감이 있다. 코너 메이슨의 목소리는 제프 버클리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팔세토와 섬세한 감정 표현을 가졌지만, 그를 감싸는 밴드의 사운드는 언제라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거대한 벽처럼 밀려오며 위태로운 에너지를 뿜어낸다. 깨끗한 목소리와 그것을 부술 듯한 연주의 충돌, 그 아슬아슬한 균형감이야말로 이들의 정체성이다.


그들의 음악은 라디오헤드나 뮤즈 같은 선배 밴드들의 그림자를 품고 있지만, 결코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는다. 복잡한 기타 라인에서는 재즈의 영향이, 드라마틱한 곡 전개에서는 록 오페라의 향취가 느껴진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적 유산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흡수하고 재창조하며 동시대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에너지는 앨범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터져 나온다. 'Wake Up Call'은 귀에 감기는 멜로디로 시작해 점차 거대한 사운드로 증폭되며 듣는 이를 각성시키고, 'Trip Switch'는 그루비한 리듬 위로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코러스로 록 음악의 쾌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들의 진정한 매력은, 이 폭발적인 에너지의 이면에 자리한 처절한 서정성에 있다. 앨범의 백미로 꼽히는 'If I Get High'는 그 정점을 보여준다.


Nothing But Thieves





If I get high enough, will I see you again?

내가 충분히 취한다면, 널 다시 볼 수 있을까?









단 한 줄의 이 질문은, 닿을 수 없는 누군가를 향한 처절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고요하게 시작해 거대한 사운드의 벽으로 확장되는 이 곡의 드라마틱한 구성은, 한 사람의 내면이 그리움으로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소리로 그려내는 듯하다.


결국 나씽 벗 띠브스가 들려주는 것은 혼돈과 질서, 파괴와 서정의 기묘한 공존이다. 이 위태로운 에너지의 소용돌이에 기꺼이 몸을 던질 때, 우리는 때로는 압도당하고 때로는 위로받으며 그 끝에서 기묘한 해방감을 맛본다. 그리고 어쩌면, 그 가장 격렬한 파괴의 순간에 피어나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이들의 음악을 계속 듣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현생은 개떡 같고, 음악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