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무슨 일이야?
그녀와 언니는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건물에 베이지색 대문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그녀가 언니에게 돌아가자고 말할 때였다.
붉은색 건물의 베이지색 현관문이 열렸다.
은색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삐비빅’ 누른 사람은 다름 아닌 동네언니였다.
문이 열리자 은혜는 순간 뒤로 멈칫거렸다.
놀란 눈이 되어서 얼음처럼 되어버린 그녀에게 언니는 다가갔다.
“어머, 은혜야 많이 놀랐나 보구나. 자,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언니는 그녀의 손을 잡아서 사무실 안으로 천천히 이끌었다.
사무실은 아늑한 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하얀색의 벽지와 함께 파스텔톤의 연핑크색과 연파란색 소파는 마주 보고 있었고 은은한 회백색의 마블 질감의 책상이 소파 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
“놀랐지? 미리 말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언니는 한쪽 손으로 은혜 손을 잡고 한쪽 손으로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어느덧 창문 밖 하늘은 새털구름이 부드럽게 흘러가고, 단풍잎들이 바람에 실려 조금씩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절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있었을까?
“금방 저녁이겠구나, 따뜻한 차 한잔 어때?”
“응, 고마워”
“고맙긴, 이렇게 와줘서 내가 더 고맙지”
언니는 소파에서 일어나서 커피포트에 물을 채우고는 전원 버튼을 눌렀다.
은혜는 소파에 앉아서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우와~이곳이 언니 사무실이야?”
“하하하, 내 사무실이라.. 음, 지금처럼 잠깐씩 공동 사무실로 쓰고 있어”
“그러면 오늘 소개해 주신다는 분이 언니 었어?”
“응, 와줘서 고마워”
“나는 또 언니한테 멋진 남자친구분이 생긴 줄 알았지”
“언니가 일하는 곳이라고 미리 말해주었으면 예쁜 화분이라도 사 왔을 텐데..”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빈손으로 왔네. 미안해”
“고마워, 마음만 받을 게. 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돼.”
삐~ 소리가 들렸다.
“어머, 벌써, 물이 다 끓었나 보다.”
동네 언니는 말하고는 일어나서 커피포트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곧 은혜도 소파에서 일어나서 동네언니를 뒤따라서 가기 시작했다.
“자, 메뉴는 정했어? 어떤 것으로 줄까?”
“나는 이것으로 해줄래?”
“율무차말이지? 알았어.”
동네 언니가 율무차 스틱을 핑크색 잔에다 붓고 나서 뜨거운 물을 붓기 시작했다.
커피포트 열기 때문인지 물을 붓자 연기가 안개처럼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나고 있었다.
“은혜야, 내가 자리까지 차를 가지고 갈 테니 너는 자리에 먼저 가 있을래?”
“응, 알았어.”
은혜가 소파에 앉으니 동네 언니가 찻잔을 쟁반에 담아서 가지고 왔다.
“자, 네가 말한 율무차야, 따뜻할 때 마셔”
“응, 고마워 언니” 은혜는 언니가 주는 핑크색 커피잔을 두 손으로 받은 후 입으로 후후 불고는 뜨거운 율무차를 마셨다.
동네 언니는 말없이 은혜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방 안은 고요함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 네 마음을 그리는 상담이야, 괜찮겠어?”
"응"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는 크레파스와 함께 색연필, 사인펜을 은혜에게 내밀었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별명 카드를 간단히 만들어 볼 거야. “
언니는 크레파스와 함께 색연필, 사인펜, 스케치북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네가 원하는 별명을 쓰고 여기에 있는 미술도구를 이용해서 예쁘게 꾸미면 돼”
“앞으로 이곳에서 함께 할 때는 은혜라는 이름대신 별명을 쓸 예정이야.”
“혹시 평상시에 생각해 둔 별명 있을까?”
“응, 새로미로 할래.”
“새로미 멋진 이름이구나”
“꼭 어릴 때 보던 만화 영화 주인공 이름 같아 ”
“응, 맞아. 어릴 적에 즐겨보던 만화 주인공 이름이야.”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름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었어”
“특별한 의미라도 있니?”
“왠지 새로운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아”
“그랬구나, 네가 좋아하는 별명을 여기에다 써줄래?”
“은혜야, 잠깐만, 네임카드 크기를 먼저 정해야겠다.”
“카드 크기는 얼마 만하게 할까?”
“네임카드니까, 이 정도면 되겠다.”
“그래, 그러면 여기 가위 있으니까, 네가 원하는 크기대로 잘라볼래?”
“응, 언니, 혹시 자랑 연필 있어?”
언니는 은혜에게 자와 연필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연필로 자를 대서 직사각형의 모양을 쓱쓱 그린 후 5 cm×7cm 크기의 종이를 가위로 잘랐다.
“언니, 글씨는 무슨 색으로 쓰면 좋을까?”
“여기 다양한 미술도구가 있지? 네가 원하는 것을 골라서 사용해 봐”
은혜는 핑크색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새로미라고 한 자 한 자 정성을 담아 천천히 썼다.
“와, 글씨체가 동글동글해서 통통 튀는 느낌이야,”
“이번에는 예쁘게 한번 꾸며 볼까?”
은혜는 크레파스로 크고 작은 별을 하나 둘 그리기 시작했다.
“노란 별이구나, 은혜 미소처럼 밝게 빛나네.”
따르르릉-
핸드폰 벨이 울렸고 언니는 소파에서 일어나서 통화를 하면서 방문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네. 서류 말씀이시군요. 잠깐만요. 제가 확인을 해야 해서요.”
“은혜야, 이따가 네임카드 완성하고 설명하는 것까지 하는 거야 알았지?”
언니는 핸드폰을 손으로 막고 통화하면서 은혜에게 윙크를 하고 방으로 사라졌다.
언니가 통화를 마치고 나오니 막 방 안에서 나오려고 할 때였다.
“언니, 언니”
“이리로 잠깐 나와줄래?”
“은혜야, 무슨 일이야?”
언니가 자리로 왔을 때 그녀의 떨림이 소파에 전해졌다.
“언니, 방금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
내가 아까 새로미라고 분명히 별명을 썼거든.”
“별 그림도 여러 개 그리고 말이야. 근데...”
“어디, 네가 만든 카드 보여줄래?”
언니는 은혜가 만든 카드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