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문

제5화 어쩌지?

by 금그물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는 데 일어난 것이다.

그녀의 특별한 카드 그림은 언니의 말을 잃게 만들었다.

때로는 말보다 그림이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녀의 별 그림과 새로미 글자는..


“언니, 언니-”

“응?”

“언니, 왜 불러도 아무 말도 안 해?”

별 그림이 보여?”

“미안해, 잠시 딴생각했어.”


언니는 다시 찬찬히 그녀의 그림을 살펴봤다.

음.."

언니는 은혜가 그린 그림을 손으로 들어서 전등빛에 비춰보기 시작했다.

“어쩌지? 나도 잘 안 보이.

“은혜야, 어떤 그림을 그린건지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니?”

“응, 밤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는 별들의 모습을 그렸어.”

“새로미라는 글자가 드넓은 하늘에 써져 있고.”

“그랬구나”


별들과 함께 새로미라는 글자는 하늘에서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

‘숨바꼭질이라도 하려는 걸까?’

‘아까 은혜가 그린 그림과 글자는 어디로 간 걸까?’

별들과 새로미라는 글자는 사라지고 대신에 어두움이 스며들 듯 진한 색 계열의 크레파스로 가득 채색되어 있었다.

언니는 그녀의 그림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깜깜한 하늘에 별들이 삼켜지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희미한 별빛이 비치고 있는 데 컴컴함에 가려진 걸까?’

‘언니는 은혜의 말을 들은 후 알 수 없는 물음표가 자신의 머리를 가득 떠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언니가 한참 그림을 들여다보다 무거운 입을 열었다.

“은혜야, 너는 이 그림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니?”

“응, 그림이 많이 어두워 보여.”

“그래, 네 말대로 내가 보기에도 그림이 많이 어두워 보여”

“그림을 통해 사람들 심리를 때때로 알 수 있기도 하거든.”

“언니, 그러면 이 그림을 그린 내 심리는 어때 보여?”

“너는 어떤 것 같아 보여?”

“혹시, 내 마음이 이 그림처럼 까만 밤을 나타내는 걸까?”

“은혜야, 나도 지금은 잘 모르겠어.”

언니는 그녀가 그린 그림에서 어두운 부분을 가리켰다.

“은혜야, 여기 보여?”

“네 안에 숨겨져 있는 그늘진 다양한 감정들을 나타내.”

만 괜찮다고 하면, 너랑 끝까지 이 그림의 근원을 찾아갈 거야. 앞으로, 잃어버린 길을 찾아가 보자.”


그녀는 언니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는 듯했다.

‘누구든 현재 자신의 내면 상태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거야.’


“은혜야, 네가 어렸을 때 기억에 남는 일 있을까?

언니는 과거의 아픔을 마주할 용기가 그녀에게 남아있기를 바라며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언니, 너무 오래 지난 일이라 생각이 잘 안나는 것 같아. 기억이 가물가물해”

“그렇구나, 세월이 많이 지났지? 억지로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아”

“언니,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는 데 굳이 어렸을 때 일들을 떠올릴 필요가 있을까?”

“응, 너 말이 맞아, 하지만 현재 우리들 모습은 과거의 모습이 빚은 결과이기도 하니까”

“이 그림 보이니? 어둠이 짙으면 밝은 별이 있어도 보이지 않아.”

“어쩌면 지금 네가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너와 가족들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

“앞으로 너와 이곳에서 만나면서 네 왜곡된 시선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여.”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 그림처럼 하늘에서 별이 밝게 빛나고 있어도 어두움에 가려져 있으면 의미가 없을 수 있어”

여기서 어두운 하늘은 너 내면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아.”

“좋은 일을 해도, 네게 만족이 없다면 안 해도 되는 일이야.”

“언니, 그럼 그림에서 별을 밤하늘에서 다시 나오게 하면 되는 걸까?”


그녀는 입술을 채, 눈에는 음이 고여있었다.

언니는 그녀가 일찍 무너지는 걸 원치 않았다.

별빛을 찾듯이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언니는 은혜 어깨에 손을 올리며 토닥여 주었다.

“음.. 먼저 캄캄한 하늘이 다시 밝아져야겠지?”


‘이걸 어쩐다? 하늘을 전부 짙은 색으로 다 칠해놓았으니’

‘그림을 다시 그릴 수도 없고..’

“은혜야, 그러면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응, 어떻게?”

언니는 그녀를 향해 윙크를 한 후 흰색 크레파스를 꺼내 밤하늘을 얇게 덧칠하기 시작했다.


색을 다 칠한 후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나서 방 안으로 걸어갔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은혜에게 손을 내밀라고 한 후 그녀 손에 무엇인가를 쥐어주었다.

“아..”

은혜는 언니가 쥐어준 유성 매직을 사용하여 별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큰 노랗게 크고 빛나는 별들을..

새로미라는 글자는 장밋빛 되어 붉은 글씨로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날 혜의 두 눈에 반짝이듯 별이 담기고 그녀를 보는 언니의 눈가에는 슬이 서서히 번지고 었다.



시간이 흐르고 창 밖의 하늘 또한 어둠이 서서히 깃들자 하나 둘 별들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을 응원하듯 멀리서 귀뚜라미 소리가 널리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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