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서 바질을 샀다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시기가 찾아왔었다. 이때 나는 호기롭게 바질을 샀다. 조금이라도 다른 곳에 시선을 둘 심상이었다. 다이소에서 값싸게 샀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포장지에 적힌 안내 문구는 뒤로하고 바질 씨앗을 화분에 몽땅 털어놓고 물을 끼얹었다.
3일이 흘렀을 때, 보드라운 연두색 싹이 머리를 내밀었다. 하지만 그 후로 며칠이 흘러도 그 아이뿐이었다. 나머지는 끝내 모습을 모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무소식이 아무렇지 않았다. 한 줄기라도 무성하게 자라길 바랐다. 그러나 그 연두색이 짙어질수록 아쉬움도 피어났다. 왜 너 혼자뿐이냐고.
나중에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 씨앗을 띄엄띄엄 심었어야 했다고, 조금 자라면 분갈이를 해줬어야 했다고. 내 여유의 부재와 성급함은 곧장 화분에 드러난 것이다.
굳게 다짐하고 집을 나섰다. 카페에 홀로 앉아 나를 기다리는 뒷모습이 보였다. 반가운 인사와 이미 반절은 마셔버린 음료. 나의 사과에 웃음으로 화답하곤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솔직해졌다. 그 반짝이는 눈시울을 붉게 물들였다.
"나는 바질 하나 제대로 키울 여유조차 없는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