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마음이 어렸던 소년의 이야기

by ideal

민들레는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것들은 가느다란 선으로 겹쳐져 구의 형태를 띠었다. 소년은 있는 그대로의 포근함을 헤아리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 손으로 감싸 자신의 차가운 온기를 민들레에게 나눴다.


민들레는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꿈쩍없이 강인했다. 소년의 순박함을 사랑해 차마 자신을 흩뿌리지 못했다. 민들레는 소년의 가혹한 손아귀마저도 사랑할 용기로 결코 흩날리지 않았다.


소년의 눈에 민들레의 일렁거림이 내려앉았다. 그것은 그대로 소년의 마음에 흘러 질투로 자리 잡았다. 어린 소년은 숨을 크게 들이쉬곤, 심술 가득 섞인 숨을 내뿜었다.


거친 숨결에 씨앗은 한 톨도 남김없이 흩날렸다. 바람을 타고 자유로이 포류하는 민들레를 바라보며 소년은 입술을 깨물었다. 순간의 실수는 정녕 민들레를 향한 사랑이라 속였다.


바람이 한 겹 더 쌓이기도 전에 소년은 가슴이 쓰라렸다. 이에 탄성을 내지르며 손을 뻗어보았다. 푸른 들판에 퍼져가는 씨앗은 결코 닿지 않았다. 훨훨 날아가며 화려하게 반짝일 뿐이었다. 어느덧 씨앗은 어여쁜 마음에 닿아 피어나는 사랑에 한 톨, 꿈과 희망이 가득한 마법의 성에 한 톨.


잘 가라는 인사로 축복을 말해야 하지만, 이제 그만 뒤돌아서 나를 감싸줄 햇빛을 찾아 나아가야 하지만... 차마 떼어지지 않는 입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우두커니 선 자리엔 후회 가득한 덩굴이 자라 발목에 감겼다. 후회 속에 꿈꾸는 것을 잊었다. 그러나 그 모든 장면들을 사랑하기에 지우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내 안에 있던 소년을 이해하려면 또 얼마나 견뎌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