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시간을 그려보다 문득
인형은 사랑받을수록 낡고 해진다.
매일 품고 잠에 들던 인형이 있다. 낡고 해진 마지막 모습보단 그 온기와 부드러움이 진하게 스친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무리 해질지언정 사랑받기를 택하고 싶다. 사랑받는 것이 죄목이라면 기꺼이 죄인이 되겠다.
그리고 마음껏 끌어안아 닳도록 하겠다. 내가 지닌 사랑 음미할 용기 있다면 아무리 닳을지언정 사랑받고 싶을 테니. 그 마음 언제나 같아 이 시린 계절의 온기가 되기를.
봄이 듣는다면 내게 오기를. 그 따스한 부름에 나 기꺼이 응하고 꽃 피울 테니. 계절 지나 시들지언정 향기 잃지 않을 테니.
앞으로의 시간 그려보다 결국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