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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모밍 Apr 15. 2021

소주는 진짜 아무리 마셔도 살이 안 찔까

술이 안 좋은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일주일간 고생한 나를 생각하면 금요일 밤은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밤이다.


특히 매일같이 다이어트를 마음먹는 우리에게 이 피할 수 없는 알코올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알코올이 다이어트나, 근육 증가나 모든 면에서 몸에 좋지 않다는 건 다들 익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은 조금만 더 자세히 들어가 알코올이 우리 몸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려 한다. 다 읽고 나면 우리의 생각보다도 조금(?) 더 불편한 사실을 알게 될 거다.




일단 알코올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파악해야 한다. 알코올의 대사는 주로 간에서 이루어지는데, 우리 간은 불쌍하게도 평소에도 수백수천 가지의 일을 한다. 술을 마시는 것은 그런 간에게 일을 더 잔뜩 안아다 주는 셈이다.


물론 다른 기관에서도 알코올을 산화할 수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간이 처리를 한다. 알코올은 1g 당 약 7kcal의 열량을 가지지만, 오직 에너지만 낼 수 있을 뿐 다른 영양소는 갖고 있지 않다.


극심한 알코올 중독자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술만 먹어도 버틸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알코올은 단백질처럼 체성분을 만들지도 못하고, 탄수화물처럼 운동 능력에 관여하지도 않고, 지방처럼 호르몬을 만들지도 못한다.


출처 : 서울 삼성병원

알코올은 다른 영양소와 달리 분자량이 매우 작아서 별도의 소화 과정도 필요 없이 위와 소장 상부에서 아주 빠르게 흡수돼버린다.


우리가 술을 들이켜면 채 1분도 안 되어 바로 뇌 속에 알코올이 쫘-악 퍼지게 되는 거다. 하지만 다른 소화와 마찬가지로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기름기 있는 음식과 같이 먹으면 흡수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는 있다.


출처 : 서울 삼성병원

이렇게 위와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거의 대부분이 간으로 간다. 간에는 ADH(알코올 탈수소 효소, alcohol dehydrogenase)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가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로 바꾼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또 ALDH(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 효소, Acetaldehyde dehydrogenase)에 의해 아세트산이 된다. 이 아세트산이 바로 식초에서 신맛이 나게 하는 성분이다. 


즉, 우리 간은 알코올이라는 독성 물질을 식초와 비슷하게 바꾸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동안, 우리 몸은 ‘오직’ 이 과정에만 집중한다. 너무 심각한 독이 들어왔으니 빨리 빼내려고 온 기능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 아세트산은 g당 7kcal를 내게 되고, 남은 건 여느 영양소와 마찬가지로 중성 지방으로 우리 몸속에 저장된다. 결국 건강이랑 별개로 술을 마셔서 살이 더 찌는 건, 여느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찐다는 놀라운 사실.


그러면 소주 한 병에 400kcal가 훌쩍 넘을 만큼 열량이 높은데, 중증 알코올 중독자 중 빼빼 마른 사람은 어떻게 된 일일까? 우리 몸은 너무 똑똑해서, 알코올의 양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MEOS(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라는 특별한 대사 체계를 활성화한다.


일단 이 체계가 활성화되면, 알코올 대사를 빠르게 할 뿐 아니라 알코올에 대한 내성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즉,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술에 강한 체질이 되는 것이다. (술도 훈련이 된다.) 


물론 건강과는 별개다. 이 체계는 새로운 회로로 알코올을 태우므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족족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  알코올로 5,000kcal를 섭취하더라도, 그만큼의 지방은 쌓이지 않는 것이다.


그럼 이 알코올을 빼내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일반적으로, 체중 1kg 당 1시간 동안 약 100mg의 순수 알코올을 처리할 수 있다. 즉, 70kg의 성인이면 한 시간에 약 7g 정도의 알코올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인데 소주 1병에는 알코올이 80~90g이 들어있다. 


그러니까 70kg의 성인 남성이 소주 한 병을 마셨을 경우, 간은 최소 10시간 이상 알코올을 빼내느라 몸부림치고 있다는 얘기.


우리가 술을 마시는 건 잠깐이지만 간은 내가 자는 내내, 다음 날까지도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과로 모드에 돌입해 있다. 바로 다음 편에는 알코올이 간 뿐 아니라, 우리 몸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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