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컨택트
영화 컨택트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통해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SF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언어학자 루이스는 외계인에게 3차원적인 언어를 습득한 후 존재의 의미와 삶의 중요성을 새로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공간 3차원과 시간 1차원의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공간 3차원을 살기 때문에 4차원 공간을 상상할수는 있지만 볼수는 없습니다.
시간 1차원을 살기 때문에 과거를 되돌릴수도 없고 미래를 예측할수도 없습니다.
1차원은 직선, 2차원은 평면, 3차원은 입체입니다.
모든 생명체가 우리와 동일하게 공간 3차원, 시간 1차원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멍게나 말미잘 같은 경우는 바위에 붙어서 위에서 떨어지는 먹이만 흡수하고 배설하므로 1차원 직선 혹은 2차원 평면만을 살아갑니다.
높은 차원은 낮은 차원을 이해하지만 낮은 차원은 높은 차원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가 2차원 평면에 살고 있다면 우연히 평면으로 떨어져 지나가는 사과를 볼 때 2차원 단면으로 3차원 입체를 상상 할수는 있지만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4차원 공간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뒤통수를 볼수도 있고 지금 먹은 음식이 위장관을 통해서 소화되고 있는 모습도 실시간으로 볼수 있습니다.
2차원 시간을 살아간다면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갈수 있으며,
3차원 시간을 살아간다면 과거, 현재, 미래를 한번에 같이 볼수 있게 됩니다.
영화에서 외계인은 7개의 발을 가지고 있어서 헵타포드라고 불립니다.
헵타포드는 우리와 달리 선형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입체적인 비선형 언어를 사용합니다.
선형인 1차원 언어는 ‘나는 집으로 간다’처럼 과거에서 미래로 직선적으로 진행되므로 과거 를 돌이킬수 없고 미래를 미리 가볼수도 없습니다.
원형으로 생긴 3차원 언어를 사용하는 외계인은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과거와 미래, 현재가 공존하며 살아갑니다.
루이스 딸의 이름이 한나(hannah)인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헵타포드가 지구에 온 이유는 인간들에게 무기를 주기 위해서이고 그 무기는 바로 3차원 언어를 사용해서 미래를 볼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사용한 루이스 덕분에 지구는 인류를 전멸시킬 전쟁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헵타포드가 지구인을 도와준 이유는 3천년 후 지구인에게 도움을 받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3천년 후는 헵타포드에게는 현재와 같은 의미이므로 인류와 달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언어를 습득해 가면서 3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첫 번째는 사피어 워프 이론(Sapir whorf hypdthesis)으로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뜻입니다.
인식에 앞서 언어가 있으므로 언어 없이는 생각도 인식도 할수 없다는 이론으로 과거부터 선형적 언어를 사용한 인류와 비선형적 언어를 사용한 헵타포드는 인식체계가 다름을 알게 됩니다.
두 번째는 페르마의 원리, 최단시간의 원리입니다.
빛은 목적지를 미리 알고 최단시간에 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빛의 움직임을 인과론적으로 바라보는 인류와 목적론적으로 바라보는 헵타포드의 차이입니다.
세 번째는 넌제로섬게임입니다.
인류는 살아 있는 동안 남이 손해를 봐야 내가 이득을 보는 제로섬게임을 합니다.
하지만 헵타포드는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살아가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순간을 영원으로 인식하므로 모두가 하나라는 넌제로섬, 윈윈 게임을 할줄 압니다.
루이스는 함께 온 과학자 이안과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하고 이쁜 딸을 얻게 될 미래를 알게 되지만
이안과도 헤어지고 어린 나이의 딸도 잃게 되는 자신의 미래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루이스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이안과의 사랑을 선택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영원의 시간을 알게 되면 순간도 영원과 같음을 깨닫고 순간의 행복이 소중하다는 진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목적론적 세계관으로 헵타포드가 3천년 후의 미래의 일을 현재처럼 보듯이 루이스도 미래의 짧은 행복의 소중함을 현재 경험하였기에 운명을 바꾸지 않습니다.
또한 진정한 삶이란 넌제로섬 게임임을 알았기에 모두가 하나임을 깨닫고 인류를 구하게 됩니다.
현재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차원의 세계를 넘어서는 명상을 반복하다 보면 헵타포드나 루이스처럼 지구 반대쪽을 바라볼수 있는 새로운 혜안이 열리게 됩니다.
언어를 초월한 세계를 알면 목적론적 세계관을 가지게 되고,
모두가 하나라는 넌제로섬게임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삶이고 사랑임을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