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에리히 프롬의 위대함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by 주니스 Mar 14. 2025

https://youtu.be/3Ch2kyKZvs4


철수와 영희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40대 중년 부부입니다.

철수는 대기업에 다니는 과장이지만 자신과 마음이 맞지 않는 부장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늘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종교는 불교대학도 다니다가 교회도 나가 보지만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합니다.

오직 빨리 승진하여 좀더 좋은 차를 사고 넓은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합니다.

취미는 주말에 호캉스를 가거나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잡담하기를 즐깁니다.


영희는 프리랜서로 어린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종교는 없지만 독서하기를 좋아하고 주말이면 시골에 있는 주말농장에 가서 식물을 재배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철수는 회사일이 힘들기도 하고 종교에 대한 믿음도 약하고 미래가 불안하기도 해서 요즘 들어 자꾸 무기력한 느낌이 반복됩니다.

영희는 무기력해진 철수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에리히 프롬의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철수는 과연 어떻게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에리히 프롬은 정신분석학자이면서 사회심리학자, 휴머니즘 철학자로

그의 큰 업적은 20세기 현대사상의 가장 큰 세가지 흐름인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실존철학을 통합한 것, 그리고 권위주의적 종교를 벗어나서 인본주의적 종교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어린 아기는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를 다시 신적인 존재로 생각하게 됩니다.

프롬은 인간의 정신을 이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만 설명한 프로이트를 뛰어넘습니다.


인간은 성인이 된 후 어머니와 아버지, 둘다 절대적 존재가 아님을 깨닫지만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자유로부터 도피하여 종교, 자본, 정치에 집착하고 그것을 절대적 존재로 생각하며 진정한 자유를 찾았다고 착각합니다.


또한 인간 스스로를 목적이 아닌 자본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면서 살아있는 인간과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죽은 건축물이나 조형물에 집착하는 네크로필라아적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프롬은 외부의 사상과 물질에 휘둘리는 욕망과 그것이 주는 허무함과 권태를 반복하는 소유지향적 삶을 떠나 자신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 지향적 삶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으라고 말합니다.


또한 프롬은 착취와 계급사회를 없애자는 마르크스주의에는 찬성했지만 경제적 변혁이 이루어지면 자연적으로 인간의 선이 이루어진다는 그의 사상에는 반대합니다.


그리고 내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인 실존주의 철학의 한계점도 지적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 존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내가 없어도 존재하지 않지만 타인이 없다면 삶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타인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타인이 원하는 삶을 따라서 살아가면 안 됩니다.

어릴때는 부모가 원하는 삶, 나이가 든 후에는 타인이 원하는 삶에서 벗어나서 나의 내면 속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지 못하면 무기력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인간은 자연을 다스리면서 스스로 자연에서 소외되어 감에 따라 종교의 형태도 바뀌어 나갑니다.

처음에는 토테미즘과 같은 자연 친화적 종교에서 시작하여 무한하고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이라는 존재, 즉 권위주의적 종교로 차츰 형태가 바뀌어 나갑니다.

프롬은 이런 권위주의적 종교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삶에 친화적인 인본주의적 종교를 찾아야 진정으로 행복해진다고 말합니다.


철수는 영희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프롬의 3가지 교훈에 공감하고 실천하면서 반복되는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첫 번째, 모든 사물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보기입니다.

굴러가는 공을 바라볼 때 어른은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지만 아기들은 볼때마다 신기해하고 즐거워합니다.

아기는 자연과 하나 될수 있는 순수함의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다와 있음의 차이처럼 공을 단순히 명사로만 보지 않고

매번 다르게 굴러간다는 동사에 초점을 맞추면 구르는 공 속에 몰입하고 감탄할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모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보기입니다.

구약에서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신약에서는 네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예수님께서는 아가페적 사랑을 강조하셨습니다.

자연과 내가 하나이듯이, 타인과 나도 하나이고, 나의 실존이 가장 중요하듯이

타인의 실존도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철수의 회사 생활을 즐겁고 능동적으로 바꿉니다.

부장님과 부하직원의 행동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반복해서

회사 생활을 능동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나갑니다.


세 번째, 남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 살아가기입니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마음은 나의 시야를 외부로만 향하게 하고

내면을 향하지 못하게 합니다.

외부로 향한 마음은 타인에 대한 호기심, 타인과 비교하는 잡담, 이 정도 살아야 남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애매한 기준으로 소유지향적 삶만을 살게 합니다.

하지만 마음을 나의 내면으로 돌리면 존재 자체에 경이로움을 가지게 되는

존재지향적 삶을 살수 있게 됩니다.


이 세가지 교훈을 실천함으로서 프롬의 지식을 지혜로 바꾼 철수는

주말이면 영희와 함께 골프나 호캉스가 아닌 자연친화적인 주말농장을 가고,

주중에는 회사생활도 재미있게 하고, 종교가 없어도 종교가 있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갑니다.


또한 혼자 있을때도 독서와 명상으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사람과 사물을 볼때마다 감탄하는 능력을 길러서 마침내 반복되는 무기력에서 벗어난 능동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수 있게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외계  지적 생명체가 살아가는 방법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