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처음부터 다시 읽다』

한국어의 뿌리를 찾아서

by 이다연
국보 훈민정음해례본(2014년 국보 동산 앱사진)


프롤로그


한국인이라면, 훈민정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날 한글이라는 문자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상 언어와 학문, 미디어, 행정 등 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이 문자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정작 이 문자의 탄생 배경, 구조, 창제자의 철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거나 숙고해 본 경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글은 일반적으로 “세종대왕이 만든 과학적인 문자”로 요약되지만, 이 단편적 이해는 훈민정음이 지닌 복합적 성격과 문화적 가치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훈민정음은 단지 새 문자를 만들었다는 기술적 성취를 넘어, 당대 백성을 위한 정치철학이자 인문학적 혁신이었다.


1) 문자에 사상과 목적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는 정치적 도전이자 문화적 실험이기도 하였다.

훈민정음의 창제는 조선이라는 봉건 질서 하에서 ‘글을 모르는 백성’을 위한 문자를 창안하고자 했던, 매우 급진적인 통치 실천이었다. 세종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않으니..."라고 하며 백성의 말이 제도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2) 당시의 언어 현실은 지배층의 한자 문자 문화와 피지배층의 구어적 언어 사이의 괴리를 더욱 고착화시키고 있었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훈민정음을 단순히 ‘한글의 옛 이름’으로 보는 데서 벗어나, 그 창제의 맥락과 철학, 구조, 사회적 파장까지 아우르는 인문학적 시선을 복원하고자 한다. 창제 이전의 조선 사회, 세종의 언어관, 문자 설계의 음운학적 구조, 해례본의 해석,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훈민정음이 가지는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것이다.


이 글은 훈민정음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들을 위한 고고한 전공서가 아니다. 대신,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언어의 뿌리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일반 독자, 또는 한국어를 사랑하는 이들이 처음으로 ‘훈민정음’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친절한 인문서가 되고자 한다.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언어 사용자로서 훈민정음을 이해하는 일은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니라, 우리 정체성의 본질을 되짚는 행위다. 이제, 스물여덟 자의 세계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 보려 한다.



참고 문헌

1. 정재영. (2004). 세종의 정치철학과 훈민정음. 한국사학보, 20, 99-128.

2.『훈민정음해례본』 서문 中. (1446년 간행)

3. 세종사진(나무위키)


EP.1. 프롤로그/『훈민정음, 처음부터 다시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