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15.밤샘 근무와 고백 사이

by 이다연

복도 끝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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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2A 산부인과 - 새벽]

깜깜한 병동 복도에 조용히 발소리 하나가 울렸다.
소리의 주인은…

비장한 얼굴로 손에 링거를 들고 있는 서이나였다.

그녀의 손에 들린 링거엔 은근한 따뜻함이 맴돌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핫팩처럼 데운 링거.

그 순간,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서 간호사님,
혹시... 사라진 링거 못 보셨어요?”

이나는 돌아보며 당황한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이거요...?
저기... 이게요... 그...
제 핫팩이 얼어버려서요...!”

윤제하의 얼굴이 천천히 인상파 그림처럼 구겨졌다.

“...그게 링거라고요.”
“네... 그런데 아주 효율적인 핫팩이네요?
의료기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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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호 병실 – 새벽 2시 17분]

유진이는 아직도 울지 않았다.
태어난 지 7일,

작은 심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었지만—
의사 선생님은 말했었다.

“심장에 작은 결함이 있어요.
그래서 더 잘 지켜봐야 해요.”

그 말을 듣고 나서, 이나는 몇 번이고 유진이 옆에 앉았다.
작은 주먹, 조그마한 눈,
그리고 그 가슴 안에 있는 작은 심장 소리를
그녀는 귀를 가까이 대어 느끼곤 했다.


그날 새벽, 병실 온도는 낮았고,

창밖에서 찬 공기가 살짝 스며들고 있었다.
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유진이에게 따뜻한 링거를 놓아주었다.

“괜찮아, 아가야.
추우면 안 되니까... 언니가,
아니, 간호사가 따뜻하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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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실 – 몇 분 전]

“흐음... 살짝, 진짜 살짝만 데우면...”

전자레인지 버튼을 누르려다 멈췄다.

“안 돼, 의료 기기잖아!
그럼 어떻게...”

그녀는 뜨거운 물이 담긴 주머니 속에 링거를 천천히 넣었다.

“잠깐만 데우는 거야.
유진이... 춥지 않게.”

그렇게 따뜻하게 데운 링거를 품에 꼭 안은 이나가

병실로 돌아오던 길.

그 순간— 윤제하와 마주쳤다.


[복도]

“서 간호사님,
혹시 사라진 링거 못 보셨어요?”

이나는 멈칫했다.
그러다 눈을 껌뻑이며 고백했다.

“...저기요, 이거... 유진이 추울까봐요.”

윤제하는 당황한 듯했지만,

아무 말 없이 그녀 손에 들린 링거를 내려다봤다.
링거는 살짝 따뜻했다.

“...아이한테 직접 쓰진 않을 거죠?”
“당연하죠! 그냥... 이거... 옆에 두려고요.
따뜻한 공기라도 닿게 해주고 싶었어요.
유진이는… 태어날 때부터 따뜻함이 더 많이 필요한 아이잖아요.”.

[윤제하 속마음]

‘엉뚱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다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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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호 다시]

이나가 조심스럽게 따뜻한 링거를 아기 침대 옆에 놓았다.
그 순간— 작은 유진이의 손가락이 움찔,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이나는 속삭였다.

“봤죠? 얘, 지금 웃은 거예요.”

그리고 병실 밖으로 뛰어나가 소리쳤다.

“윤 간호사아아! 유진이가 나랑 통신했어요!!! 진짜루!!!”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이걸 기억할까?
모르겠지만… 난 기억할래.
이 작은 심장이 움찔했던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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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예고]

EP.16. <드르렁, 수면실의 비밀>


수면실에 울려 퍼진 정체불명의 코골이,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감동의 진실?!

“아뇨, 저 아니에요.
전 조용히 숨만 쉬었어요.”
“근데 숨소리가... 커서
더 슬펐어요.”

—밤의 병동에서 벌어지는

사건, 해프닝, 그리고 설레는 실수들.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16<드르렁, 수면실의 비밀>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와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