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낙원, 꽃의 정원
아득한 옛날, 세상 가장 깊숙한 곳에 꽃의 정원이 있었다.
그곳은 바람이 노래하고, 꽃잎이 속삭이며, 요정들이 춤추던 빛의 낙원이었다. 정원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어둠을 몰아내는 램프의 신이 있었다. 그는 은은한 불빛으로 요정들을 지켜주며, 그 빛으로 세상의 균형을 지탱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그림자 군단이 몰려왔다. 그들은 꽃의 향기를 증오하고, 빛을 삼키며, 정원을 어둠으로 뒤덮으려 했다. 요정들은 힘껏 맞섰지만, 그림자의 기세는 점점 강해졌다. 하나둘 어둠이 요정들을 삼켰고, 꽃들마저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정원의 끝자락에 작은 아기가 태어났다.
그 아이의 이름은 마렌. 요정의 딸이었지만 아직 날개조차 피지 못한 연약한 존재였다. 그림자의 손길이 아기를 덮치려는 순간, 램프의 신이 마지막 힘을 내뿜었다.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네가 꽃들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
램프의 신은 스스로를 태워 빛의 장막을 만들고, 마렌을 어둠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그 대가로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기는 살아남았으나, 온전히 요정도, 인간도 아닌 사이의 존재로 남게 되었다.
그날 이후, 꽃의 정원은 문을 닫았다.
요정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꽃들은 세상 곳곳으로 흩어졌다. 정원은 어둠 속에 잠들었고, 마렌은 홀로 남겨졌다.
그러나 전설은 이렇게 전해진다.
“인간의 마음과 꽃의 마음이 하나 되는 순간, 흩어진 꽃들이 정원으로 돌아오리라. 그리고 모든 꽃이 모이는 날, 마렌은 비로소 진정한 요정이 되리라.”
시간이 흘러, 마렌은 특별한 힘을 갖게 되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상처, 두려움, 그리움, 희망… 말로 하지 않아도, 마렌은 그것을 읽고 꽃의 언어로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마렌이 간절히 원할 때면, 빛처럼 나타나는 조력자 요정 리아가 있었다. 리아는 마렌과 인간을 도와 꽃을 정원으로 소환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렌은 알았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마음을 잇는 순간에만 꽃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이제, 마렌의 여정이 시작된다.
요정 리아는 그녀를 도울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며 꽃을 하나씩 소환하고, 다시 잃어버린 정원을 완성하기 위한 긴 여정.
그리고 언젠가, 마렌이 진정한 요정이 되는 날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려 한다.
E.P.1. <리아와 마렌> <빛의 낙원, 꽃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