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다시, 햇살을 마주하다>
출산 직후의 병실.
가족들은 환호했고, 의료진은 안도했으며,
아기의 첫울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산모 미정은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나는 왜… 아무렇지도 않을까.”
며칠째 이어지는 밤수유와 울음.
깊은 새벽, 아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미정은 결국 아기를 침대에 내려놓고 무너졌다.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야!
아기를 자꾸 힘들게 하는 것 같아…”
그 순간, 옆에서 수유를 돕던 서이나가 허리를 푹 숙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엄마 점수 채점표라도 있어요?
저한테도 좀 보여주세요.
"전 오늘만 해도
세 번이나 까먹고 차트 다시 썼는데요.”
미정은 울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서이나의 엉뚱한 한마디가
벼랑 끝에 매달린 미정의 마음을 붙잡아 주었다.
병동 한편, 산모 모임.
다른 산모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기가 무서워요.”
“밤마다 남몰래 울었죠.”
“남편은 이해 못 하고…
너무 외로워요.”
서이나는 양손을 탁 치며 웃었다.
“정답! 다들 정상입니다.
이 모임에 오신 순간부터
이미 ‘슈퍼맘 후보’ 예요.”
모두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러나 미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이 더 문제여요.
아기가 울면 서둘러 안아 달래면서,
저한텐 ‘쉬라’는 말만 해요.
그이는 아기만 챙기지, 저는 보지 않아요.
마치 제가 없어도 괜찮은 사람처럼…”
병실은 순간 고요해졌다.
옆자리 산모가 그녀 손을 꼭 잡았다.
“괜찮아요. 우리도 다 그랬어요.”
그리고 다른 산모들이 차례차례 손을 얹었다.
여러 손길이 모여 미정의 떨리는 손을 감쌌다.
며칠 후, 창문 너머로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
아기가 조용히 잠든 순간, 미정은 아기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다가,
작은 손가락을 꼭 쥐며 속삭였다.
“… 이제야 네가 예쁘게 보여.”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번졌지만,
이번엔 슬픔이 아닌 안도의 눈물이었다.
곁에 있던 남편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미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미정아… 여보 미안해.
아기만 보느라…
정작 너를 제대로 보지 못했어.”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은 미정의 닫힌 마음을 흔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남편을 바라봤다.
이번엔 서로의 눈에 눈물이 비쳤다.
문 밖에서 몰래 지켜보던 서이나는
동료 간호사에게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햇살 클리닉을 개설해야겠어요.
울다 웃다 결국 햇살 찾기 성공!”
그리고 병실 문에 작은 메모를 붙였다.
“당신이 흘린 눈물이
오늘은 햇살이 되길 바랍니다.”
“산후의 눈물은 혼자의 몫이 아닙니다.
배우자와 가족, 동료와 사회가 함께 나눌 때
그 눈물은 햇살로 바뀌죠.
한 생명을 낳는 일은,
한 사회가 함께 품어야 할 기적입니다.
EP.18. <윤제하의 비밀 이야기>
항상 무심한듯하지만 듬직한 그 남자,
서이나 앞에서 처음으로 진심을 꺼낸다.
“사실… 나도 병원에 오는 게 두려웠어.
누구에게도 말 못 한 사정이 있거든.”
—분만실의 긴장, 병동의 해프닝 속에서
뜻밖에 드러나는 윤제하의 숨겨진 비밀.
서이나의 마음은 흔들리고,
병동의 공기는 묘하게 달라진다.
간호사들의 웃음 뒤에,
한 남자의 진심이 서서히 드러나는 순간.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18 <윤제하의 비밀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와 윤제하의 특별한 밤을 함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