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8. <윤제하의 비밀 이야기>
“혈압 떨어집니다!”
"수액 더 올려요, 빨리!”
순식간에 긴장감이 감도는 분만실.
윤제하 선생님은 땀에 젖은 이마를 닦을 틈도 없이
모니터 그래프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아직 유도제 투여하기엔
시기가 빠릅니다.
조금만 더 지켜봐야—”
의사가 날카롭게 끊어냈다.
“간호사가 뭘 안다고 지시를 막아?
제 할 일이나 하세요.”
분위기가 얼어붙자,
순간 윤제하 선생님의 눈빛이 흔들렸다.
‘또, 간호사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군…’
그때, 서이나 선생님의 목소리가
불쑥 들어왔다.
“어머, 윤제하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랑 맞짱 뜨시는 건가요?
역시 멋지세요.
저희 후배 간호사들의
든든한 방패 같다고요.”
장난스럽게 툭 던진 한마디가
팽팽한 공기를 살짝 풀었다.
긴급 상황이 지나간 뒤,
윤제하 선생님은
복도 한쪽에서 깊은 숨을 고르고 있다.
서이나 선생님이 캔커피를 흔들며 다가왔다.
“윤제하 선생님,
혹시 오늘 또
‘간호사라서’ 얻어맞으신 거예요?
그럼 제가 대신 항의해 드릴까요?
무시죄로요.”
윤제하 선생님은 피식 웃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나 선생님은…
늘 그렇게 쉽게 웃을 수 있습니까?”
“그럼요. 웃음은 무료잖아요.
대신 커피는 유료니까 감사히 드세요.”
잠시 침묵 끝에, 윤제하 선생님이 낮게 말했다.
“사실…
저는 의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성적은 충분했죠.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쩔 수 없이 간호대로 전향하고,
산부인과에 남자 간호사라는 이유로
편하지 않은 시선도 많이 받았습니다.
방금 같은 무시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요.”
서이나 선생님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곧, 특유의 톤으로 대꾸했다.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거예요?
의사였다면 환자한테만 인기였을 텐데,
지금은 직원+환자 풀 세트 인기시잖아요.
완전 효율 200%.”
윤제하 선생님은 순간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이나 선생님은 참 별납니다.”
“별난 게 아니라 매력적인 거예요.
인정하시죠?”
서이나 선생님은 커피를 마시며
장난스럽게 작은 메모를 내밀었다.
거기엔 삐뚤빼뚤하게 적힌 글씨.
“햇살 클리닉 공동대표 :
서이나 & 윤제하”
“보세요.
벌써 공동대표로 임명해 드렸습니다.
도망 못 가세요.”
윤제하 선생님은 잠시 메모를 바라보다가,
소리없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럼 평생 책임도 같이 져야겠군요.”
순간, 서이나 선생님의 귀가 붉게 물들었다.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그림자가 있다.
하지만 그 그림자를 비춰주는 건,
옆에서 통통 튀며 웃음을 던지는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EP.19. <분만실의 대소동,
그리고 잃어버린 신발 한 짝>
병동에 울린 비상벨,
분만실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되고—
“신발 어디 갔어요?!”
“누가 제 Crocs 신고 들어갔잖아요!”
긴박한 순간에도 터져 나오는 웃음,
그리고 병동의 에너자이저, 서이나 선생님의 한마디!
“분만실에서 사라진 건 신발이 아니라,
여러분의 여유랍니다~”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하루,
간호사들의 실수와
병동의 작은 기적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이야기.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19 <분만실의 대소동, 그리고 잃어버린 신발 한 짝>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와 함께 대소동의 주인공이 되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