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32. 〈응급실의 작은 기적〉

by 이다연



00:41 AM — 고요가 깨진 순간


새벽의 병원은
숨소리마저 낮춰야 할 것 같은 시간이다.

서이나는 신생아실에서
모니터 수치를 확인하며
이상하리만큼 평온한 새벽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삐— 삐— 삐—

응급 호출음.

“응급 산모 도착 예정.
분만 가능성 높음.
신생아실 협조 바랍니다.”


이나는 가운을 여미며 말했다.

“워머 준비할게요.”


(내레이션)

아… 이 소리.

이건 알람이 아니라
심장 강제 기상벨이에요.


뒤에서 윤제하의 발소리가 들렸다.

“제가 응급실 먼저 보겠습니다.”


(내레이션)

저 사람은 왜
항상 ‘괜찮습니다’ 얼굴로 뛰어나가죠?
그 얼굴이 제일 안 괜찮게 만들거든요…


01:02 AM — 변수


모니터가 경고음을 냈다.

“혈압 떨어집니다!”
“태아 심박 감소!”


공기가 확 바뀌었다.

제하의 목소리가
한 톤 더 낮아졌다.

“체위 변경합니다.
서이나 선생님,
신생아 처치 준비해 주세요.”


(내레이션)

네 갑니다.
손아, 떨지 마.
지금 떨면 나중에 혼나요.


이나는 손을 움직이다
문득 제하의 손을 봤다.

힘이 살짝 들어가 있었다.


(내레이션)

어…?
선생님도 긴장하네.
이상하다.
그거 보니까 나도 좀 괜찮아진다.


01:15 AM — 출산


“지금입니다.
숨 내쉬면서— 같이 갑니다.”

그리고— 아기의 첫울음.


(내레이션)

왔다.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아, 살았다’라는 느낌.


제하가 아기를 받아 이나에게 건넸다.

“선생님, 부탁드립니다.”

아기를 안는 순간,
울음이 뚝— 멎었다.

작은 손이 옷자락을 움켜쥔다.

“… 괜찮아. 여기 있어.”


(내레이션)

어… 이거…
지금 나한테 안정감 느낀 거죠?
아기들, 나 생각보다
꽤 괜찮은 어른일지도 몰라요.


01:27 AM — 잠깐의 정적


응급실을 나서려는데
제하가 불렀다.

“서이나 선생님.”
“네?”
“많이 놀라셨죠?”
“… 아니요. 괜찮았어요.”

그런데 손이 떨리고 있었다.

“… 손이요.”
“…아.”


(내레이션)

아니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정직해지는 거야,
내 손.
“아기를 안아서 그런가 봐요.”

잠시 후, 제하가 말했다.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내레이션)

어…?
지금 고백한 건 아니죠?
아니면… 떨렸다는 고백…?
아, 심장 진짜 일 좀 그만해요.


엔딩 내레이션


응급실에는 기적이 자주 찾아온다.

그날 밤, 우리는 생명을 지켜냈고—

나는 알게 됐다.

누군가의 떨림을 보고

“나도 그렇다”

라고 말해주는 순간이
얼마나 큰 안정감이 되는지를.


아기들이 제하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유,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다음 이야기 예고]

EP.34. 〈예비 할머니·할아버지 출입 금지 구역〉


(by 서이나)

아기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는데,
병동은 이미 소란스럽다.

유리창 앞에서 흔들리는 손,
“숨만 쉬고 갈게요”라는 말,
그리고 점점 커지는 웃음.

병동의 규칙과
예비 할머니·할아버지의 사랑이 만났을 때—
과연 누가 이길까?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34. 〈예비 할머니·할아버지 출입 금지 구역〉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와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