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09 –– “고요한 병실의 비밀 계약서”

by 이다연


어느 밤, 병원 VIP 병실

깊은 밤, 미라클 메디컬 센터 7층 VIP 병동.
창밖엔 빗줄기가 조용히 병실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병실 안, 침대에 누운 젊은 여성이 창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이 아이만은… 절대 그 사람 손에 안 넘길 거야.”

탁.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 봉투.
‘출산 전 비밀 계약서 – 기밀 보관’
라고 적힌 붉은 도장이 선명했다.


서이나의 아침

“서이나 간호사, VIP 병동으로 바로 올라가 주세요.”
출근하자마자 인수인계표도 못 본 서이나에게 부원장의 호출이 떨어진다.

“VIP 산모라니… 또 어떤 분일까?”
어깨너머로 들리는 뒷말.
“이번엔 재벌가도, 연예인도 아니래.”
“근데 남편이 단 한 번도 나타나질 않았대.”
“그 계약서… 진짜야?”


VIP 병실에 들어선 서이나는
차분하게 병상에 앉아 있는 산모 ‘한소정’을 본다.

소정은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잠옷을 입고 있었다.

눈빛은 침착했지만, 주변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있었다.

“간호사님, 출산 예정일은 그대로죠?”
“네. 아직 2주 정도 남았습니다.”
“좋아요. …그전에 제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서이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묘한 결의를 느낀다.


엘리베이터 앞, 7층 병동

야간근무를 앞두고 커피 한 잔을 들고 돌아오던 서이나.
VIP 병동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누군가 먼저 와 있었다.

“서이나 간호사님.”

윤제하였다.

그는 병원 복도 불빛 아래, 커다란 파일을 한 손에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나요?”
평소보다 한 톤 낮은 목소리.


“음… 무사했지만, 좀 묘한 하루였어요. 제게도, 환자에게도.”

“묘한 하루요?”
그가 고개를 기울인다.


“비밀 계약서를 쓴 산모가 있었거든요. 아이를 지키기 위한 계약서요.”
“지키기 위한…”
제하는 서이나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서이나 간호사님은… 어떤 엄마가 될 것 같아요?”


서이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웃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일단 저부터 잘 챙겨야겠죠. 전 오늘도 컵라면이에요.”

그 말에 윤제하가 슬쩍 자신의 종이백을 들어 보였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따뜻한 크림 파스타 도시락. 나눠 먹어요.”
“… 혹시, 제가 컵라면 먹을 줄 알고 일부러 준비하신 건가요?”
“저… 관찰 잘하는 스타일입니다. 특히 관심 가는 사람은.”

서이나는 커피를 살짝 들어 올렸다.



기밀 서류, 비밀 계약서

밤 근무 중, 실수로 떨어뜨린 병상 옆 서류 파일.
우연히 서이나는 그 안에 든

‘산부 – 익명 등록 요청서’와 ‘후견인 위임 계약서’를 발견한다.

“출산 후, 아이는 본인의 동의 없이 누구에게도 인계하지 않는다.”
“어떤 가족도 연락받지 않는다.”

그리고 그 밑에,
“아버지로 등록된 인물 – 없음”
이라는 붉은 도장.

서이나는 가슴 한편이 서늘해진다.


다음 날, 한소정은 서이나에게 말했다.
“간호사님…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도 될까요?”
서이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조용히 털어놓는다.

“그 사람… 저를 감시하고 있어요.”
“결혼도, 임신도… 다 계획된 일이었어요.”

“내가 선택한 삶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 아이만큼은 내가 지킬 거예요.”

서이나는 조용히 소정의 손을 잡았다.

“그럼요. 미라클 메디컬은… 누구보다 용기 있는 엄마들을 위한 곳이잖아요.”


병실 문이 닫힌 순간,
멀리 CCTV 모니터를 바라보며 누군가 말했다.

“확실히, 그녀가 ‘그 계약서’에 서명했군.”

불빛 아래 번지는 음영.
그는 조용히 핸드폰을 들었다.
“계획대로 진행해. 출산 전까진 아무 일도 없게.”



[다음 이야기 예고]


EP.09

– “계약서의 진실, 그리고 그녀의 선택”

한소정 산모의 병실 근처에서
낯선 남성이 포착된다.

“수상한 방문자? 그 시간, 병동에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서이나는 병동 CCTV를 확인하던 중
소정의 병실 앞을 맴도는 의문의 남자와 마주한다.
정체를 확인하려 하지만,

병원 시스템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상태.

“지워진 이름. 감춰진 진실.
그녀는 왜 ‘계약서’를 작성했는가.”


다음 주 목요일,

미라클 메디컬 센터에서 만나요.

서이나가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