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지키는 저작권

사회적 발전을 여는 열쇠

by 누리장인

1. 창의성을 발현하는 토양


우리는 일상에서 '창의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보통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 예술가의 독창적인 작품, 마케터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며 감탄하곤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흔히 창의성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창의성이 우리 뇌가 기존에 알던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마치 레고 블록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듯, 우리의 경험, 지식, 감정 등을 융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배열하며 작동하는 것이다. 이는 그저 복사-붙여 넣기(Ctrl+C, Ctrl+V)가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정교한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꽃피우려면 비옥한 토양이 필요하다. 바로 '저작권'이 그런 역할을 한다. 저작권은 인간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꽃피우는 문명적 기반이 된다. 창작자는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이질적인 영역을 탐험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마주한다. 만약 그들의 정신적 노동을 무단으로 착취당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누가 이 외로운 여정을 계속할 수 있을까? 역사를 보면, 위대한 창작물들은 대부분 창작자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예술적 비전에 몰입했을 때 탄생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릴 수 있었던 것도, 베토벤이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재능을 지지하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은 바로 이런 창작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보호를 통해 창작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돕는다.


2. 아이디어 도둑들로부터 지켜내는 법


창작은 뇌에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며, 저작권은 이를 보호하고 지속시키는 핵심 장치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와 중앙 실행 네트워크(CEN), 즉 '멍 때리기 모드'와 '집중 모드'의 동시 또는 번갈아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현한다. 이러한 뇌 내 네트워크 간의 유연한 전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데 중요하다. 이처럼 창의적 뇌 활동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창작자가 자신의 정신적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창작 활동을 해야 한다. 상상해 보자. 소설가가 몇 년간 매달려 완성한 작품, 음악가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곡이 무단으로 복제되어 수익을 잃는다면, 누가 창작에 전념할 수 있을까?


이는 경제적 손실에서만 짚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창작자의 창작 의욕 자체를 꺾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콘텐츠들의 불법 유통 사례가 흔한 나라들을 살펴봤을 때 저작권 침해가 창작 의욕을 얼마나 심각하게 꺾을 수 있는지 명백히 보여준다. 열심히 씨앗을 뿌리고 가꾼 농부가 수확을 앞두고 모든 것을 도둑맞는다고 생각해 보자. 정말 뼈아픈 일일 것이다...


3. 복제 바이러스가 창작 생태계를 위협할 때


만약 저작권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창작물이 즉시 공동 재산이 되어버린다면,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만이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형될 것이다. 이는 마치 광활한 숲에서 특정 개체만 무성하게 자라고, 다른 다양한 개체들은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과 같다. 문화 생태계는 빠르게 획일화되고 다양성을 잃을 것이다. 오로지 시장 논리만이 세계를 뒤덮고, 예술적 실험이나 개인 취향을 중시한 창작물은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작권이 창작자 개인의 고유한 표현들을 지켜줄 때, 이야기는 달라진다. 저작권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들도 생존할 공간을 제공한다. 어딘가 깊숙이 웅크리고 있던 무명작가의 시집, 신인 감독의 독립 영화, 아마추어 음악가의 실험적인 곡들도 저작권 보호를 받아 세상에 나올 기회를 얻고, 팬덤을 형성하며 점차 성장할 수 있다.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 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의 어마어마한 세계관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강력한 저작권 보호를 받으며, 관리 재단은 2차 창작과 AI 학습에 철저한 통제를 가한다. 이런 보호가 있었기에 톨킨의 세계관은 상업적 착취에서 벗어나 진정한 문학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그의 독자적인 작품에 계속해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동시에 많은 창작자들이 이 같은 주류에 맞서기 위해 더 특별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며, 문화 생태계의 확장성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4. 다양성이라는 인류 최고의 자산


일부에서는 저작권이 창의성을 억압하고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를 방해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저작권의 본질을 간과하는 생각이다. 오히려 우리 사회 전체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자율성과 창의성이 억압되는 교육 현실을 지적하는 책, <공부의 배신 - 왜 하버드생은 바보가 되었나?>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보호하지 않은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다. 경쟁과 스펙 쌓기에만 치중하여 비판적 사고와 상상력을 잃고 시스템의 '양떼'로 길러지는 현실은, 결국 창의성이라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외면한 결과이다. 인문학(人文學)이 인간 중심의 가치와 사고를 존중하며 창의성의 근본을 세우듯이, 저작권은 바로 그 인문학적 가치, 즉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저작권이 지켜진다는 것은 그저 창작물을 훔치지 않는 것을 넘어, 타인의 아이디어와 그 이면에 있는 지적 노력과 깊은 고뇌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존중의 문화가 사회에 뿌리내려 질 때,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창작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것이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존중받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더 창의적이게 될 수 있다. 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것을 소비하고 재해석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마치 튼튼한 안전망이 있어야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저작권은 창의적인 도전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다.


5. 세상을 바꾸는 당신의 창의력


결론적으로, 저작권은 우리 머리 속에 피어나는 창의성의 불꽃을 지키고,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며,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까지 설계하는 데 매우 필수적인 장치다. 저작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은 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인간 고유의 가치인 창의성을 존중하고 보호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더욱 더 풍요롭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저작권을 존중하는 문화는 우리 모두를 창의적인 사람으로 만들 뿐 아니라 더욱 사회적으로도 성숙하게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힘을 부여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저작권은 평범한 '규제'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의 창의력을 키우는 '엔진'이라는 점을 이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당신의 일상에서 저작권을 지키는 작은 실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작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은 곧 우리 모두의 창의성을 지키는 일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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