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얻은 것은 쉽게 버려
어떤 지식을 배우기가 쉽다면, 그 지식은 깊이 남지 않고 금방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헨리 뢰디거·마크 맥대니얼·피터 브라운, 김아영, p.289》
배운 것을 오래도록 가치 있게 활용하고 싶으신가요?
그럼 어렵게 배우세요.
역사 공부는 특히 단순히 암기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탐구하고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역사적으로 꼭 기억해야 할 사건 중 하나인 제2차 세계 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전쟁으로, 독일 및 여러 국가와 동맹국 사이의 전투로 이루어졌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다양한 이해관계를 통해 발생하여 복잡성과 다양성을 띠고 있어, 단순 암기를 통해서는 세부적인 사안과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은 대개 역사 수업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을 배우게 됩니다. 그들은 이 전쟁을 단순히 연표와 사건들의 나열로만 암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폴란드 침공, 프랑스와 영국 연합군의 반격, 독일의 소련 침공, 노르망디 상륙작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 등의 사건들을 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배움은 금방 휘발될 것입니다. 왜 이 전쟁이 인류 역사상 다른 어떤 전쟁보다 많은 목숨을 앗아갔는지 해당 사건의 배경과 원인, 전쟁의 결과와 국제사회에 미친 영향, 그리고 이로 인한 미래 사회의 방향성 등에 대한 깊은 이해 또한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해 없이 단순하게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뇌에 저장하는 데 있어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입니다. 물론 다양하고 복합적인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 정보보다 훨씬 많은 양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얽혀 있는 방대한 여러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습득한다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뇌가 근육으로만 가득 찼냐?
뇌는 근육이 아니지만 근육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경과학자 앤드류 휴브먼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학습은 스트레스를 동반한 과정입니다(It's supposed to be stressful to learn)'
근육은 여러 종류의 수축을 통해 성장합니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계실 수축은 등장성 수축으로 팔을 접으면서 이두근에 힘을 줄 때 나타나는 것이고, 신장성 수축은 팔을 피면서 이두근에 일어난 흔히 말하는 '이완' 형태의 수축을 말합니다. 이 또한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인데, 이를 통해 근육의 부피가 커지고 힘이 세지고 점점 여러 형태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뇌 또한 노력과 집중을 통해 학습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발화되며, 이를 통해 얻은 지식은 굉장히 오래도록 남게 됩니다.
이런 기억의 흔적이 남는 곳을 뇌과학 분야에서는 '엔그렘'이라고 하고, 스포츠과학 분야에서는 '머슬메모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각 분야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엔그렘은 과거 뇌 안에 주입한 기억을 탐색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머슬메모리는 과거에 근육에 주입한 기억들을 탐색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뇌로부터 인출한 기억은 과거의 정보를 상기시키며, 근육으로부터 인출한 기억은 과거의 근육을 되살려 줍니다.
실제로 중국 유학 당시 2년 동안 운동을 쉬다가 군대에서 다시 시작했을 때 근육의 부피만큼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몇 년 전으로 돌아간 것 마냥 말입니다. 아니 오히려 전반적으로 더 커진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근력 수준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뇌에서도 이러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위해서는 어렵고 복잡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난 끝에 축적된 기억들은 장기적으로 우리 기억에 강력하게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분야든 다들 머리 아파보면서 고민하고 공부해 보셨을 건데, 그것이 얼마나 기억 속에 잘 남는지 각자 한 번씩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는 단순 공부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요.
마이클 조던이 찰스 버클리와의 토크쇼에서 말한 내용입니다.
"옛날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버클리 등은 능력을 보여준 만큼 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선수들은 한 게임도 뛰지 않은 채로 그런 대우를 받습니다. 결국 이 친구들이 잘 될지 안 될지 모른 채로 도박을 하는 거죠. 잠재력만 보고 돈을 주는 겁니다. 이것은 직업윤리상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쉽게 얻으면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할 일도 안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표현하는 데 있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회적으로 본인이 얼마큼 노력해야 할지 깨닫고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해당 영역의 난이도를 본인이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본인의 경험과 배움을 소중하게 대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할 것입니다.
저도 이를 본받아 열심히 운동하고 공부하며 취업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