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의 첫날 1 -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누나가 오랜만에 육지로 건너와 엄마와 같이 부산을 갔다. 쇼핑여행이었다. 예전에는 롯데 백화점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엔 신세계를 가보기로 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과 센텀시티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을 가기로 하고, 부산 프리미어 센텀 호텔에 3인실을 예약하고 출발했다. 15일 토요일 16일 일요일 1박 2일인 것이다.
이때까지는 수월한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나오는 길에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가끔 택시이용 때문에 전기자동차를 타다 보면 손잡이가 안 보여서 손을 휘적휘적하곤 했는데, 여기 기사분은 친절하게 스티커로 안내표시를 해놓으셨다.
사실 토요일에 어머니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새벽에 갈지 오전 늦게 갈지 고민했었다.
그러다 적당히 아침에 여유를 두고 갈만한 시간대로 표를 바꿨는데, 마침 우리가 끊은 8시 31분의 부산행 무궁화를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지되었다. 세상 이렇게 극적일 수가 있나... 하필이면 비싸게 끊은 호텔을 날릴 뻔했다. 아니면 어머니 차라도 끌고 와서 부산으로 와야 했을 수도 있다.
껌인지 사탕인지 정체 모를 에스프레소맛 간식이다.
누나가 가져왔는데 어머니는 껌인 줄 알고 씹었다가 너무 써서 낭패를 봤다.
통로 쪽에 앉아있는 데다가 옆에 계신 분 눈치가 보여서 뭐 제대로 찍질 못했다.
산이랑 호수가 같이 있어서 볼만했는데 말이다.
대표적인 서민 열차인 '무궁화호'가 2028년이면 전기동차 '누리로'로 교체된다길래 '낡음'을 찍어봤다.
부산역에 도착했다.
예전에 몇 번 와봤다고 나름 익숙하긴 했다.
1호선을 타고 장전역으로 출발했다. 장전역에서 1008번 급행버스를 타기 위해서이다. 작년 이맘때 신세계 아울렛 기장점 갈 때는 이런 식으로 안 갔던 것 같은데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여튼 가는 데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지하철 타고 버스를 타면 한 번만 갈아타면 돼서 해당 경로를 선택했다.
*그나저나 CCTV(우측)가 옆에 왜 있지?
나이 얼마 안 먹었지만 버스나 지하철이나 저기 사이에서 나오는 인공 바람이 몸에 맞지가 않다.
요새는 자연바람이 너무 좋다.
어느 순간부터 급행열차에 우리 셋만 타고 있어서, 목적지에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나 의심했다.
1008번 안녕
작년에 왔을 때는 비도 엄청 오고, 위 사진에 보이는 지역 모두가 공사 지역인 데다가 허리 높이까지 오는 기다란 풀과 진흙으로 범벅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신세계 아울렛 반대 방향으로 빙 돌아서 공사 지역을 지나쳐 간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공사가 다 된 탓에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마음도 몸도 편할 수 있었다.
아울렛에 도착했다.
이제 몸을 풀고 짐을 들 준비를 해야 한다.
버스나 기차에 의지하여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왔다지만, 에너지 소모가 생각보다 컸다. 우선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아울렛 4층으로 가서 음식을 살펴보았다. 위 메뉴를 찍긴 했으나 여기까지 와서 평범해 보이는 음식을 먹긴 싫었다.(그럼 회를 먹었어야지)
내 메뉴는 찍지 않았다. 이 두 메뉴로도 설명이 될 것 같아서이다. 누나는 베트남식인 콤 가(닭가슴살 파인애플 볶음밥?)를 엄마는 일본식인 '돈가스 소바'를 시켰다. '짜조'는 군만두 같은 느낌이 나는 게 생각보다 맛있었다. 나는 '까츠동'을 시켜 먹었는데, 베트남음식에 미련이 생겼던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1층과 2층에 선호하는 매장이 많았다. (엄마와 누나 기준)
Della Lana라는 브랜드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았다. 여기는 신세계에서 굉장히 밀어주는 캐시미어 브랜드이다. Della Lana 자체가 캐시미어(=양모)라는 뜻이라고 직원분이 알려주셨다. 결국 구매한 옷이기 때문에 올려본다. 직원분들이 잘해주셔서 마음이 끌렸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엄마와 누나 둘 다 매장에 드러서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던 옷이다. 무척 엄마에게 잘 어울렸다.
하리보 관련 행사로 인형탈을 쓴 아르바이트생분도 돌아다니고 했다. 습하고 더워서 힘드셨을 것 같더라.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다음날 가야 하는 일반기차가 모두 중지되었다. 고속버스를 급하게 찾아보았으나 이미 매진이었다. 이때 KTX도 있나 하고 찾아봤는데 없었다. 그런 와중에 엄마는 '내일 기차 다시 뜰 수도 있으니까 기다려보자'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다. 나나 누나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썼다. 이때 뉴스를 못 보고 있었는데 뉴스를 봤다면 이건 사소한 걱정거리일 뿐이었다... 이 점에서는 매우 안타까웠다.
(도착지를 '김천구미'로 설정해야 뜨는 건데.. '구미'로 설정하고 찾아본 건 함정)
나이키 팩토리 스토어... 아울렛 올 때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매장에 들어오긴 하는데 그 많고 많은 신발과 옷에서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심지어 사람도 붐비니 사람 많은 장소를 선호하지 않는 우리 가족 특성상 오래 있기도 힘들었다. 밖에 나오면 비도 왔다 안 왔다 하면서 쇼핑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짐꾼 노릇하느라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 Della Lana와 Vanessa Bruno의 ATHE에서 어머니와 누나가 각자 하나씩 구매하여 꽤 괜찮은 득템을 하였다.
이번엔 일반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다.
부산프리미엄아울렛 정류장에서 37번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진해모로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롯데백화점센텀시티점 정류장으로 가야 했다. 이때는 비가 적게 오고 있었다.
해모로 아파트인 것 같다.
다른 지역에 와서 그런지 그냥 굉장히 평화로워 보였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이런 느낌인 듯하다.
정류장에 앉아 아파트를 평가하면서 얘기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층수는 적지만 집 천장 높이는 클 거다", "역시 옛날에 지은 아파트가 더 좋은 거 아닐까?" 등이었다.
버스를 탈 때는 꼭 비가 안 온다. 아울렛은 야외라서 비가 오면 상당히 불편했는데 말이다.
벡스코 건물이 이뻤다.
롯데 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의 대각선 건너편에 있었는데, 백화점의 외관에 밀리지 않는 나름의 곡선미를 돋보이며 위용을 보였다. 센텀 프리미어 호텔을 찾아야 하는데 벡스코 건물이나 찍고 앉았다.
엄마가 롯데 백화점에 발걸음을 옮기셨다.
ZARA 매장이 거의 한 층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옷도 퀄리티가 있고 괜찮았던 것 같다. 아울렛에서 이미 옷을 구매해서 잠깐 구경하다가 금방 내려갔다. 백화점 마감 시간이 20시 30분이라 그 전에 나오려고 한 탓도 있었다.
비가 살살살 오길래 센텀 프리미어 호텔을 가기 위해 지하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건너와서 신세계와 롯데를 보는데 같이 달라붙어있는 게 사이가 좋아 보였다(?)
센텀 프리미어 호텔 근처에 금수복국이라는 복어집을 갔다.
복어를 거의 안 먹어봐서 조금 거부감이 생겼는데, 맑은탕으로 한번 먹어보니 굉장히 입이 깔끔하고 맛있었다. 술을 셋 다 안 마시지만 해장으로 딱이라는 얘기도 지나가듯 했다.
이후 올리브영을 잠깐 들른 뒤 호텔을 찾아 들어갔다. 이때 또 비가 너무 내려서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다. 폰을 쥐어들 손 자체가 없었다.
이날 나는 13,000보를 걸었고, 어머니와 누나는 15,000보를 걸었다.
왜 나는 2,000 보나 덜 걸었나 싶겠지만... 쇼핑을 할 동안 나는 짐을 들고 앉아있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그 차이로 2,000 보나 차이 난다고?
-다음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