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A Apr 07. 2023

오늘도 '예약중' 입니다.

건축공정 현장대응

차곡차곡 공들여 시간을 쌓는다. Ⓒ 2023. 최하나 all rights reserved.


시간은 누구에게도 차별이 없다. 모든 생명체가 동시다발적으로 공유하는 이 순간이다. 혹자는 미래를 계산하며 시간을 상대적으로 길게 쓰는 방법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명 병원에서 진료 순서까지 두 시간의 대기시간이 예상된다면, 이미 가진 바이러스보다 더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이 같이 대기 중인 실내에서 기다릴 것인지 온라인에서 가상의 줄서기를 해두고 진료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하느냐에서 효용의 차이를 갖게 된다. 호황을 누리는 식당에서 한 끼 식사와 추억을 구입하기 위해, 현장에서 줄서기를 대신하여 인기 강의를 수강 신청하듯 예약 공개일에 맞춰 카운트 다운을 기다리기도 한다.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미래의 나를 위한 패스트 트랙이다.


대부분의 건축행위는 건축사가 진두지휘를 하며 예측해 둔 각각의 일정을 채워간다. 그렇다 보니 전체 공정에서 총괄 감독관의 영향력이 크다. 적임의 업체와 연계하며 업무의 상호작용과 작업 순서 및 인적 자원을 꼼꼼하고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현장은 공사 중인 어수선함 사이에서도 무언가 테가 남다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들 한다. 계획에 대한 가치를 높이 사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다만, 없을 수 없는 돌발에 고집스럽게 기존 리듬을 이어가기보다는 즉흥적 판단으로 대처하여 다시 새로운 생각을 꾸릴 줄 안다면 더욱 근사해진다. 간혹 통찰력 있는 상황 파악과 결단력 있는 시행이 적재적소에 가미되어 큰 빛을 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목공 작업의 경우 계획된 도면을 기반으로 현장 기술자의 감각과 관리자의 유연성 있는 결단을 통해 안정적인 결과를 도모하기도 한다. 인생 건축 목표 완성을 위 줄서기와 약속잡기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산시대] 연재 중인

최하나 건축 칼럼 니스트의  <하나두 건축> 기사입니다.
[출처] 서산시대(http://www.sstimes.kr)


작가의 이전글 Ground Level.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