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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May 20. 2024

인문학적 사고

새사랑. 환경인식. 서울대학교 인문도시사업

카누 스타벅스 이디야 커피로 그림을 그리는

조그마한 환경 작가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작은 돌멩이 하나 옮기지 못하는 날이 길었어요,

성장하고 발전하지는 못할망정 시간이 갈수록 퇴보하는 것만 같아서 초조했죠. 짬을 내서라도 인문학 수업을 들으며 마음을 단단하게 다듬어 보려고 조금은 무리한 일정을 시도한 것이'서울대학교 인문도시사업'의 일환이었던 똑똑관장님의 '인문학 데일리 드로잉' 수업이었어요.


스스로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붙여가며 12시에 수업이 종료하면 바쁘게 아이들의 엄마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서둘러 뛰어가는 뒷모습마저 예쁘게 그려주신 작가님이 계셨기에, 정신없고 피곤하고 버거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이마저 아름다울 수 있구나 수용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번 전시의 씨앗이 되어 준 드로잉 수업은 다른 작가님께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어요. 나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마음을 귀담아듣는 수련도 되었어요. 일상에서 쉽게 나눌 수 없는 수준 높은 주제로 고급스럽게 소통했기에 허세와 지식도 급속 충전했어요.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힘을 얻는 네트워크였어요.


거창한 것을 계획하고 망설이는 게 아니라, 작은 마음도 허투루 하지 않으며 주변을 살피고 직접 실행하는 것이 더 가치 있음을 크게 깨달았어요. 일상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 계기였죠.

종강하고 나서도 그림이라는 표현의 도구를 꾸준히 가지고 놀았어요. 일상을 그리는 것이 익숙해지자 마시던 커피가 컵홀더와 컵 받침에 묻은 자국마저 수묵 담채화로 보이더라고요, 어느 날 가방이며 자동차 보냉백 파우치 여기저기에 챙겨 둔 커피믹스를 정리하며 욕심이 앞선 탓에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것을 발견했고, 미련 없이 버리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랑법을 인문학적 사고로 고민했어요.


그러다 커피로 그림을 그렸고, 낙서로 시작된 그림이 채색 도구가 되었고 작은 책갈피를 만들고 패턴을 그리면서 어쩌다 조그마한 환경 작가가 되었어요.


시흥에코센터에 전시된 '일상을 살다가 초록을 생각했다' 전시에 출품한 그림은 산책길에 만난 숲의 풍경, 활짝 핀 꽃에서 받은 감동, 아이가 그린 그림을 따라 그린 작품이에요.


그림에 사용된 브랜드가 모두 다른데요. 커피 브랜드별 색감도 질감도 종이에 번지는 정도도 달라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흥미로운 도전이에요. 하마터면 버려질 뻔한 커피로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담아내면서, 아 이런 게 내가 할 수 있는 새활용 새사랑이구나 싶었고, 발상의 전환이 확실한 환경보호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불편 없는 삶이 어디 있겠어요?
다만, 불평 없는 삶은 마음 먹기에 달렸죠
남이 주는 불편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불평을 줄이는 삶으로 이끌어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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