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를 다니며 왜 나는 저런 디자인을 못 했을까,
왜 나는 저렇게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순간들이 많다.
개성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너무나도 평범하게 느껴져서 참 주눅 들었다.
이 생활의 끝이 보여 그랬을까,
오늘 문득 이 느낌이 좋아졌다.
나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여러 모임에 갔었다.
대체로 ‘미대생’은 잘 참여하지 않을 곳이었다.
조금은 정돈되지 않은 디자인과 언어로 소개돼 있었으니.
감각적인 것을 찾는 그들에게는 고려되지 않을 선택지였겠지.
그곳에 가면 내가 특별해진다.
나를 신비롭게 보고 호기심을 갖는 그 눈빛이 있다.
그게 좋았다.
내가 특별해지는 곳에 있는 것을 즐겼다.
문득 누군가는 동경하는 내 취향과 감각이,
여기서는 평범한 수준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게 좋아졌다.
졸업을 앞둔 현재,
역량을 더 키워 부러워했던 친구들과 구분되는 나만의 무기를 만들었고,
이것으로 그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졸업전시를 할 수 있음에 참 기분이 좋다.
아쉬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쉽다.
또래들과 함께 자유로이 작업하는 것도,
캠퍼스 이곳저곳의 추억도 이렇게 끝이난 다니 아쉽다.
이제야 즐기는 법을 배운 것 같은데,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