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보다 지금
“시작이 반이다.”
누구나 들어봤을 말이다.
하지만 시작 앞에서 우리는 자주 망설인다.
망설임의 가장 큰 이유는 “늦었다”는 생각이다.
내가 아는 동생은 스물다섯이다.
전문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취업의 제약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대학을 가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이제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문득 아이러니함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대학에 들어가면 스물아홉에 졸업한다.
공교롭게도 지금의 내 나이와 같다.
그런데 나는 스물아홉인 지금도
여전히 “시작하기엔 늦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같은 시간을 두고도 이렇게 다른 결론에 닿는다.
결국 늦음이란 절대적인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나이를 기준 삼아 미래를 계산한다.
“지금 시작하면 몇 살에 끝나지?”라는 셈법을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그 나이가 사회가 만들어놓은 평균적인 타임라인보다 늦어 보이면,
이미 늦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인생은 직선이 아니다.
20대 후반에 진로를 바꾼 사람도,
30대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40대에 다시 대학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태도다.
아는 동생이 스물다섯에 멈춰 있는 건,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늦었다고 스스로 단정해버렸기 때문이다.
나 역시 후회는 있다.
좀 더 치열하게 공부하지 못한 지난날이 떠오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그때의 나는 아마 또 놀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후회라는 건 지나온 시점의 나와
지금의 나를 억지로 비교할 때 생겨난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지금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다.
나는 공부에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투자에는 자신이 있다.
잘하고 있는 영역이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도 생겼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는 인터넷신문사를 준비하고 있다.
후회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후회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하면 걱정이 몰려온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나도 사업자를 준비하면서 같은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걱정이 있다는 건 그만큼 내가 진지하다는 뜻이라는 걸.
실패를 두려워하는 만큼 간절하다는 뜻이라는 걸.
걱정 없는 도전은 없다.
다만 걱정을 핑계로 멈추느냐,
걱정을 안고도 한 발을 내딛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스물다섯이든, 스물아홉이든, 마흔이든.
늦었다는 말에 주저앉는 순간에만 진짜 늦어진다.
반대로, 늦었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내딛는다면
그 순간부터 길은 다시 열린다.
우리는 모두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시작하는 용기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셈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 그게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