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선정
인공지능 사관학교에는
조금은 특별한 시간이 있다.
이름하여 커리어업 시간.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획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시간이다.
커리어업은 취업반과 창업반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본인의 진로 방향에 맞는 자기 주도 학습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물론 자율이라고는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멘토 선생님들은 단순히 ‘열심히 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과 방법을 진지하게 제시해준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특히 나 같은 비전공자에게 족보 같은 존재다.
단순히 스킬을 넘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이다.
사실 처음엔 취업을 생각하고 입학했었다.
하지만 마음속엔 늘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그 갈증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용기를 내어 창업반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창업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렵다.
창업은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넣는 일이다.
아직 창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나는 그 최전선에서 일을 해봤다.
누구보다도 실무의 고됨과 비효율을 온몸으로 겪었기에,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 싶었다.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은
요식업을 위한 포스(POS) 자동화 시스템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식업의 발전을 이야기한다.
테이블 오더, 배달앱, 키오스크…
기술은 발전했지만
현장의 노동 강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인건비는 매년 오르는데
그에 걸맞은 인력 투입은 점점 줄어들고,
결국 업주와 종업원 모두가 힘든 구조에 놓여 있다.
이건 시스템의 문제다.
그리고 나는 그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싶다.
과거엔
‘이건 왜 이렇게 불편하지?’라는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해결할 방법은 몰랐다.
그런데, 일을 그만두고 나서야
조금씩 그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이곳,
인공지능 사관학교에 들어온 것이다.
어제 커리어업 시간에
내 첫 사업계획서 초안을 작성했다.
경쟁사 비교도 없고
시장 규모 시각화도 없고
정량적 근거도 부족하다.
그저 머릿속 생각을 끄적여본 수준이지만,
나에게는 큰 시작이었다.
그동안 ‘언젠가 해야지…’라고만 했던 일.
그걸 이곳에서는 진짜로 시작하게 만들어준다.
이제 겨우 초안 한 장을 썼지만,
이 작은 시작이 앞으로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비록 미숙하지만,
나는 지금 이 여정을 걸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이 초안이
정식 사업계획서로 발전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 날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