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자영업 시대,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인가
인공지능 사관학교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6월부터 시작된 여정이 어느새 2달 차에 접어들었고,
학우들은 취업과 창업이라는 각자의 방향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나 역시 창업반으로 진로를 정하고,
나름의 속도로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을 이야기하면 보통 기발한 아이디어를 먼저 떠올린다.
사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알게 됐다.
크고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불편함'에서 출발한 생각은 충분히 의미가 될 수 있다.
나의 아이디어는 다름 아닌, 포스(POS) 자동화 시스템이다.
나는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족발집 등 다양한 요식업 매장에서 4년 넘게 일해왔다.
경험은 많았지만, 어느 순간 번아웃이 찾아왔고,
그 이유를 되돌아보니 공통된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응대 시스템의 비효율성이었다.
손님이 많아질수록,
홀 주문, 전화 주문, 포장 요청, 배달 처리 등
사방팔방에서 업무가 쏟아졌다.
심지어 요즘 테이블오더, 테이블링 같은 시스템이 보편화되었지만,
전화 주문과 포스 응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다.
문제는 고객 중심 시스템이
정작 사용자(직원)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바쁠 땐
고객에게 친절한 응대는커녕
전화 한 통 받는 것도 고역이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서비스 질은 낮아지고, 직원은 소진되고, 결국 가게 운영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 불편함을 왜 아무도 해결하지 않을까?
포스 자동화 시스템은 이미 일부 기업(KT 등)에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활용도는 낮고,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메뉴얼은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고령층 고객은 어플이나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지 않다.
전화 주문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건 단순히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성’과 ‘포용성’의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74%는 1인 자영업자라고 한다.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며
주문 받고
조리하고
계산하고
응대까지 다 한다.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하는 그들에게,
AI 기반 포스 자동화 시스템은 선택이 아니라 필요다.
단순 음성 인식이 아닌,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 가능한 AI 응대
주문, 배달 시간 조율, 고객 피드백까지 가능한 통합 포스 시스템
고령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사용자 중심 설계
이건 단순히 요식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늙어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늙고, 언젠가는 디지털 환경이 낯선 사용자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정치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 <더 킹>의 대사처럼,
"정치로 세상을 바꿀 수 없어.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사업이야."
창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겪었던 불편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일을 꿈꾼다.
어쩌면 이 아이디어는
지금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시작이 되길.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기록하고 생각하고, 한 줄씩 글을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