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나의 일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새로 하나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생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기존 계정과는 별도로 새로운 계정을 개설했다.
https://www.instagram.com/do_v_iq/
인스타는 1인당 최대 5개까지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런 점에서 꽤 유연한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팔로워도 없고, 좋아요도 적다.
홍보를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꾸준한 활동 없이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피드 올리고, 남의 게시물에도 가서 피드백 남기고,
일상을 콘텐츠로 엮어내는 작업들이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일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해야 한다.
그동안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돌아보면 손에 잡히는 성과가 별로 없다.
늘 남 좋은 일만 하다 끝났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뒀고,
지금 이 인공지능 사관학교에서 또다시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가끔 불안하다.
또다시 열심히만 하다 끝나버릴까 봐.
어쩌면 또 누군가에게 이용만 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의심도 든다.
예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둘 시도하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것.
나에게 인스타는
그저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 올리거나,
일상의 스냅을 올리는 곳에 불과했다.
‘내가 이걸 사업 홍보용으로 쓸 일이 있을까?’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평생 경찰을 꿈꿨고,
그 꿈이 무너진 후엔
돈을 벌기 위해 요식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국어 성적도 늘 바닥이었다.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말의 의도나 맥락을 잘 짚지 못했다.
그러니 글쓰기는 늘 나와 먼 이야기였다.
그런 내가 지금,
브런치에 벌써 20개 가까운 글을 쓰고 있다.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혹시 글쓰기, SNS, 콘텐츠 만들기가 두렵다면
나를 보고 위로받아도 좋다.
책을 낼 것도 아니고, 누군가 평가할 것도 아니다.
그냥 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뭐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내일은 뭘 하고 싶은지
그런 이야기들로 충분하다.
평범한 내 삶의 이야기,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
그것이 작은 시작이자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