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같은 결과를 맞이한다
전일빌딩에 마련된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분향소에 다녀왔다.
조용했고,
정리되어 있었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무거웠다.
사고가 난 직후가 아니라,
1년이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정리됐다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원인이 밝혀졌거나,
책임이 정리됐거나,
적어도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는
말이라도 나와야 한다.
하지만 분향소 앞에서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늘은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공식 사과를 했다.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말은 있었다.
애도의 언어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유족들이
줄곧 요구해 온 것은
사과 그 자체가 아니었다.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그리고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그 질문들은
사고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명확한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고는 분명히 있었고,
사람은 죽었고,
유족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데
사회는 이미 다음 이슈로 넘어가 있었다.
우리 사회는 중대사건을
전부 같은 무게로
기억하지 않는다.
어떤 사건은 잊힐 만하면
다시 불려 나오고,
어떤 사건은 기억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데도
조용히 사라진다.
기억은 자연스럽게
남는 것이 아니라
선택된다.
이 선택의 기준은
사건의 크기나
희생의 규모가 아니라
누가 불편해지는지,
어디까지 책임이
올라가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지 않고,
잊어서는 안 될 사건을
너무 쉽게 놓아버린다.
이 선택적 분노는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사고를
반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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