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붉은 말의 해

by 다소느림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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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이 시작됐다.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해마다 새해는 오지만
어떤 해는 유독

조심스럽게 맞이하게 된다.


설렘보다는 숨을 고르게 되고,
기대보다는 다짐을

천천히 꺼내보게 되는 해.


올해의 그런 상태로
새해를 맞이했다.


2025년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무엇을 이뤘는지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


열심히 살았고,
생각도 많이 했고,
결정도 적지 않게 내렸지만
성과라는 단어로 정리하기엔

애매한 해였다.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


2025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던 순간이었다.


그 장면은 아직도 또렷하다.
돈을 더 벌 수 있었는지,
조금만 더 버텼다면 어땠을지,
그런 계산보다도
그 순간의 공기가 먼저 기억난다.


막막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선택만큼은

지금도 후회가 없다.


오히려
‘조금 더 빨리 그만뒀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이제 와서 붙잡을 수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를 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몸은 지쳤고, 생각은 멈췄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주 6일을 일하고
일주일에 하루를 쉬는 생활이었다.


몸은 늘 피곤했다.
체력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리는 지금보다 덜 아팠다.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고
책임의 선도 분명했다.

결정을 대신해주는 구조 안에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할 일은 끝이 없고
머리는 하루 종일

쉼 없이 돌아간다.


돈, 방향, 선택, 결과.
생각해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머리를 두드린다.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것이다.

버티는 것만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


미래와 비전이 있는 곳이라면
버티는 시간은 분명 자산이 된다.
그 시간은 경험이 되고,
성장이 되고,
다음 단계를 위한 기반이 된다.


하지만 미래도 없고,
비전도 없는 곳에서의 버팀은
결국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나는 4년을 일했다.
열심히 일했고,
그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그 사실이
가장 서늘하게 남아있다.


열심히 산다고, 잘 사는 건 아니더라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됐다.

열심히 산다고 해서
반드시 잘 사는 건 아니라는 것.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돈이 어마어마하게

모이는 것도 아니라는 것.


열심히는
버티는 기술이었고,
잘하는 건
선택하고 집중하는 기술이었다.


아무 데나 힘을 쓰는 게 아니라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에
힘을 쓰는 것.


그 차이를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사업


사업을 시작한 지는
이제 겨우 3~4개월이 됐다.

아직 성과를 말하기엔 이르다.
아직 불안이 더 큰 시기다.


그래도 2026년에는
사업가로서
무언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


크지 않아도 좋고,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스스로에게

“이건 분명히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결과 하나.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몸이 아프면
모든 계획은 쉽게 무너진다.

마음이 무너지면
잘해보고 싶은 의지도 금세 닳아버린다.


그래서 2026년의 바람은
아주 단순하다.

건강하고,
무너지지 않고,
가끔은 웃을 수 있는 한 해.


요즘 세상은 정말 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다들
결과로 증명하고 싶어 한다.

나도 그렇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붉은 말의 해를 건너며


2026년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무작정 달리는 말이 아니라

방향을 알고 움직이는 말처럼
올해는 열심히만 살지 않아도 좋겠다.


조금은 잘 살고,
조금은 덜 아프고,
조금은 더 행복한 해.


이 바람은
나 하나만을 위한

소망은 아니다.


2026년이
나에게도,
그리고 모두에게
그런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