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과 노후 불안 사이
퇴직연금을 둘러싼 논쟁의 출발점은 늘 선의다.
“노후가 불안하다.”
“연금이 연금 역할을 못 한다.”
“그러니 강제로라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정책이 ‘선의’에서
‘강제’로 넘어가는 순간,
질문은 바뀐다.
연금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사유재산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일시금 수령을 막자”는
처방부터 꺼내드는 건 위험하다.
통계는 오히려 그 위험을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퇴직연금은 이미 “작은 제도”가 아니다.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 원(약 431.7조 원) 규모로,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했다.
가입자도 늘었다.
2024년 기준 퇴직연금가입 근로자 수는
735만 명(약 735.4만 명)까지 증가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제도가 커질수록
“연금처럼 쓰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커졌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한(만 55세 이상) 계좌 중,
일시금이 아니라 ‘장기간 연금수령’을 선택한 비율은 13.0%였다.
즉, 대다수는 여전히
일시금 선택 쪽에 쏠려 있다.
이 숫자를 두고 흔히
“개인이 장기 설계를 못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행태’만 본 결론이다.
통계는 ‘사유’를 같이 보여준다.
2024년 퇴직연금 중도인출 금액은 2.7조 원,
인출 사유의 과반은 주택 구입(56.5%)이었고,
주거 임차(25.5%)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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