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주하는 고민들
글을 쓴다는 건 참 쉽지 않다.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편지 한 장 남기거나 짧은 엽서를 쓸 때조차도 그렇다.
말로는 쉽게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막상 글로 옮겨지려 하면 손이 멈춰버린다.
주변에서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물론 책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표현을 배우고, 문장의 리듬을 익히고, 사고의 깊이를 확장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느린 독서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당장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갈증 앞에서는 답답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의 비밀을 묻는다.
하지만 정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잘 쓰려는 욕심보다 꾸준히 쓰는 힘이다.
글을 처음부터 세련되게 쓰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서툰 글, 엉성한 문장을 수없이 쌓아 올린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내 문체’를 가지게 된다.
음악하는 이들이 수많은 커버곡을 부르며 자기 색깔을 찾듯,
글도 양을 통해 질로 나아간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늘 같은 벽 앞에 선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지?”
주제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사소한 순간에서 시작될 때 더 진솔하다.
카페에서 마주친 노부부의 대화
하루 동안 가장 크게 웃었던 일
내게 요즘 자꾸 맴도는 질문 하나
이런 작은 단서가 글의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그 단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생각을 불러낸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이유로,
표현이 세련되지 않다는 이유로 글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글은 본질적으로 생각을 옮기는 도구일 뿐,
멋진 문장 경연대회가 아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쓴 글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다.
“그냥 오늘 이런 생각이 스쳤다”라는 문장이
때로는 화려한 수사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늘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글로 꺼내 놓는 순간,
그것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
글을 잘 쓰는 법을 묻기보다,
오늘도 한 줄을 남길 용기가 더 중요하다.
세련됨은 언젠가 따라온다.
하지만 그 전에,
글을 쓰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