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살구 입양기’라는 영상을 봤다. 유기견 살구가 한 유튜버에게 입양된 첫날의 이야기를 담은 브이로그였다.
훈련사로 살아온 지난 5년 동안 문제행동을 해결하는 데만 집중하며 지내던 나에게, 이런 영상은 ‘보호자’의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고마운 컨텐츠다.
개와 사람이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훈련사의 길을 선택했던 나.
하지만 그 이전의 나는, 한없이 부족하고 서툴게 개를 키우던 보호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를 통해 삶이 바뀐 사람이었다.
영상의 말미, 이런 자막이 등장한다.
"강아지를 입양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책임이 수반되는 일입니다."
그 문장을 보고 잠시 영상을 멈췄다.
과거의 나는 그런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개를 키웠다는 사실이 기억나면서, 살짝 부끄럽기도 했다.
책임이라는 단어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말의 무게를 지기 위해선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을 나가야 하고, 내 삶의 일정 부분을 기꺼이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부지런해야 하고, 지저분함을 감내해야 하며, 때로는 경제적인 희생도 따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개를 키울까?
지금의 나는 너무 익숙해져서 잊고 지냈던 그 질문을 다시 떠올려본다.
내 반려견이 밥을 잘 먹었을 때의 느낄 배부름,
잠든 모습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신나게 놀 때의 순수한 즐거움.
그런 순간들을 지켜보며 함께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게 바로 사람들이 개를 키우는 의미가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
이토록 삭막한 세상에서 서로 다른 두 종이 교감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 기이한 관계, 반려.
기왕 함께하게 된 거, 모두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