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해야 하는 이야기
이제 한국 어디를 가도 강아지들이 많이 보인다.
2022년 기준 한국은 5~6가구당 1 가구가 반려견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공원은 당연하고 아파트 단지, 산책로, 심지어는 관광지를 가도 개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근데 이 많은 강아지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불행히도 대다수의 개들은 펫샵을 통해 보호자들의 품에 안기게 된다.
유기견 입양이 이전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한참 부족한 수준이고 전문 브리더를 통해 분양이 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는 것이 지금 한국 반려동물 입양, 분양 시장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반려문화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어떨까?
미국에서 펫샵 분양은 관련 규제 증가로 인해 감소하는 추세이고 유럽은 펫샵 분양을 아예 금지하는 국가들이 많다. 미국, 유럽 모두 윤리적 분양 문화가 자리를 잘 잡으면서 유기견 보호소와 전문 브리더를 통한 입양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반려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차이에 있다.
한국의 반려문화는 2005년 전후부터 지금까지 빠르게 그 사이즈를 키워왔다. 개를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등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모습도 많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고 급격한 성장기를 겪은 한국 반려문화에는 몇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할 타이밍을 놓친 채로 그저 규모만 성장한 부분이 있고 지금의 펫샵 분양 문화는 그 문제 중 하나다.
지금 우리의 반려문화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부에는 문제가 많은 부실 공사 건물이다.
실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보수해야 할 곳이 너무 많은데 보이는 부분에만 너무 신경 쓰고 높은 건물을 만드는데 치중해 왔다.
이제부터 우리는 건물을 쌓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1층부터 차근차근 문제가 있는 곳을 보수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인 것은 당연하다. 몸에 좋은 약이 쓰듯 건강한 반려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겪어야 한다.
지금 현업에서 분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장님들은 이런 이야기를 불편해하고 심지어 나의 지인 중에도 펫샵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나 또한 이런 이야기가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해야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이런 말들이 많이 반복되고 사람들에게 닿았을 때 반려문화가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