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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채현 Mar 24. 2023

20대 마지막, 책 쓰기부터 출판과정까지 ep.1

공동저서 출판과정

두 가지 질문에서 시작한 책 출판과정


20대 마지막,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까?

샤뜰리에화실과 나를 브랜딩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때는 2019년 봄, 스믈 아홉 살의 나

강남에 샤뜰리에화실을 오픈한 지 두 달, 세달즘 되었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불타올랐다

더 나은 나를 위해, 가르치는 사람이 되려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다양한 취미 어플로 자기 계발 활동을 찾아보던 찰나였다.


‘출판사 대표에게 받는 책 쓰기 방법부터 출판까지‘

라는 강의였다.

마침 출판사도 강남이어서 근처 들를 겸 5만 원이라는 비용을 내고 강의를 들으려 했다. 그러나 내가 쉬는 날이 평일인만큼, 주말에 몰려있는 강의를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저는 평일에 시간이 되는데 평일 강의는 없나요?”라고


출판사 쪽에서는 기꺼이 평일에 오시면 1:1 컨설팅으로 대표님께 컨설팅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방문한 곳이 책인사라는 곳이었다.

(그 당시에는 출판사와 대표님이 강남에 있었지만,

지금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서, 대표님은 태국에 계시고 직원은 한국에 있어서 모든 출판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


출판사에 방문했다.

건물이 좋고 깨끗했다.

첫인상이 좋은 만큼 호감도와 신뢰가 상승했다.


컨설팅도 1시간 조금 넘게 받았다.

컨설팅 내용이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컨설팅받기 전 책인사의 질문지를 토대로 책을 쓰고 싶은 이유 등을 미리 작성해야 했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샤뜰리에화실과 저를 브랜딩 하고 싶어요”


그 후로 대화가 오고 갔다.


책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래도 몇 권 책을 출판한 믿을만한 출판사에서 소소하게 시작해 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쓰고 싶은 이유를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돼 내어본 후, 계속 책 쓰기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계약을 해보기로 했다.

책 쓰기와 출판의 모든 과정을 전적으로 컨설팅해 준다고 했기에, 그리고 직원분들도 너무 열정적이고 상대방의 내면, 마음을 잘 읽고 잠재력을 이끌어주는 느낌이었다. 출판사에 방문한 후, 책인사 카페를 가입해 다른 작가님들의 활동과 글들을 보게 되었다.


다들 열심히 기록한다.

뭐가됬든. 기록한다.

글의 끝맺음이 없어도, 두서없어도 그냥 기록한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정도면 나도 쓰겠는데?”


일주일 뒤,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더 불타올라 다시 출판사를 찾아가 대표님 컨설팅을 다시 받았다. 앞으로 책을 쓰게 되면 나아가야 할 방향,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등 말이다.


우선 ‘프리라이팅’부터 시작하면 된다.

말 그대로 그냥 자유롭게 쓰는 거다. 처음부터 주제가 잡히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그냥 쓴다. 그럼 내가 공통으로 말하는 내용들과 신념, 관심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생각해줘야 할 게 있다.


“나는 내 책으로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계약하고 글을 쓰고도 내내 갈피를 잡지 못했다. 과연 내 책으로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말이다.

나중에 글이 모이고 모여 컨설팅을 받다 보면 조금씩 길이 열린다. 그 과정을 통해 내 중심이 단단하게 서는 느낌도 든다. 나를 되돌아보면서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과정을 통해 더 힘을 얻게 된다. 그렇게 ‘자아’라는 보석이 다듬어지는 느낌?


나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기 위해 책을 쓰고자 했다. 그냥 냅다 질러버렸다. 비용을 지불하고, 떠먹여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그렇게 나는 두 번째 컨설팅 때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 쓰는 공동저서 출판 계약했다. 공동저서는 매년 1권의 책을 출판사에서 신진 작가님들을 모아 출판하는 과정이다.


주제는 ‘행복’이었고

책의 제목은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였다.  8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행복’이라는 주제로 프리라이팅부터 출판까지 진행했다.

나는 중간에 합류한 사람이어서 책 쓰기는 대략 4-5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프리라이팅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하며 ‘가장 행복했던 시절’ ‘행복한 기억’ ‘행복한 순간’ 등에 대해 떠올렸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것’ 이 나의 행복이 기준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써 내려갔다.


일주일에 두세 개씩 쓰다 보니 30개 이상의 글들이 모였고, 그 글 중에 주제에 맞는 꼭지들로 정리해 한글파일에 모았다. 그리고 제목과 주제를 쓰면 끝.


그렇게 출판사에 파일을 보내면 피드백을 해서 보내준다. 공동저서는 큰 피드백이 많이 없었지만 삭제할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삭제 기준은 독자들이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독자 기준에 맞추어 삭제하면 좋을 것들을 지정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꼭 말했으면 하는 것들이라면 삭제되지 않기도 한다.


마치 브이로그 촬영을 위해 일주일 내내 촬영 후, 유튜브 영상에 업로드되는 시간은 10분 내외인 것처럼…


싹둑싹둑 잘린다.


그 마음, 무언가 아쉬운 마음 때문에 공동저서를 내고 나서 개인저서를 내보자는 욕심이 나기도 했다.


교정교열까지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 몇 달 후,

작가님들이 모두 원고 작업이 완료가 되어

디자인이 입혀졌다.


보통 디자인 입히는 작업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글을 쓰는 과정과 주제를 잡고 꼭지에 맞게 배열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지, 단단한 원고가 있고 디자인을 입히고 책이 인쇄되는 불과 일주일에서 이 주면 책이 나온다고 한다. ㄷ ㄷ


사실 내가 개인저서를 쓸 때도 대부분에 글을 한 달 만에 쓴 걸로 기억한다.


아침 6:30에 일어나서 9:30까지 세 시간 동안 대략 3-4페이지의 글을 썼다. 매일매일 한다면 90-100페이지 분량이다. 책 200페이지 분량을 한 달 만에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거기서 더 추가되고, 삭제되고, 추가, 삭제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면 한 달; 두 달; 세월아 네월아 흘러가는 게 시간… 그렇게 공동저서 이후 내 개인저서는 이것저것 일들이 많아 3년이 걸렸다..


앞으로 개인저서 출판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지만, 마음먹고 프리라이팅부터 출판까지 마음먹고 6개월이면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2020년 5월, 작가님들과 함께 쓴 공동저서가

계약 후 약 9개월 만에 세상에 나왔고, 그렇게 나는 회화 작가 말고, 글 쓰는 작가가 됐다.


내 한 학기 등록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았다는 뿌듯함.


참, 지금 말하지만, 공동저서와 개인저서는 대학원 졸업비용만큼이나 꽤 많은 비용이 들었다. 스물아홉, 처음에는 대학원대신 책 출판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계약을 했고 책을 출간했지만, 결국 책을 쓰기 위해 배워야 할게 많다는 것을 깨닫고 개인저서 출판 후 대학원까지 갔다는 것…


그래도 나의 20대가 알차게 마무리되어

속이 꽉 찬 30대의 출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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