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갈망의 시작을 멈추기로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쾌락의 끝은 어디일까.
예전엔 외국에 나가기만 하면 방 안에서 혼자 술을 들이붓곤 했다. 픽업 직전까지 마시다 잠에 드는 날도 많았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쾌락을 좇고 있다는 걸.
그냥 마시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했고,
그 갈망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도 몰랐다.
이제는 안다.
그건 단순한 ‘한 잔’이 아니라,
뭔가를 잊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는 걸.
그때의 술은 위로가 아니라 방어기제였다.
그리고 지금,
술을 마시지 않는 오늘의 내가 훨씬 편하다.
그 갈망을 시작할 이유도,
끝을 내기 위해 몸부림칠 필요도 없다.
다음 날 속이 쓰릴 일도 없고,
해장하기 위해 억지로 국물을 들이킬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애쓸 필요 자체가 없다는 게 좋다.
쾌락이란 참 아이러니한 것이다.
그 순간은 분명 좋지만,
그 끝은 언제나 허무하고 피곤하다.
그런데도 사람은 또 반복한다.
이제는 안다.
그 끝이 어디인지 알기 때문에,
나는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
술을 끊고 나서야 알았다.
이 편안함이 어쩌면 진정한 행복에 더 가까운 감정일 수 있다는 걸.
억지로 무언가를 갈망하고 쫓는 것이 아니라,
평온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오는 만족감.
그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쾌락의 끝을 좇던 시간보다,
갈망 자체가 사라진 지금이
훨씬 더 자유롭고, 더 평화롭다.
그렇게 조금씩,
나는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