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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웅 Feb 28. 2023

아침을 깨우는 '아잔' 소리와 무슬림의 기도

글로벌 다양성 이해 (이슬람과 부족주의, 제2화)

5행의 하나인 '기도'(쌀라흐)와 '아잔' 소리

종교의 순수성과 현실 세계

종교의 자유와 상호주의



5행의 하나인 '기도'(쌀라흐)와 '아잔' 소리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하루 종일 혼잡하고 온갖 차량 소음으로 시끌벅적하지만 이곳도 밤이면 조용하다. 하지만, 이슬람이 국교인지라 조용한 새벽녘부터 ‘아잔’ 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이슬람의 5행 - 즉, 5가지 ‘행할 바’에서 ‘라마단’이나 ‘하지’, '자카트'에 못지않게 실천이 중요한 것은 하루 다섯 번의 ‘기도(예배)’이다. 심신이 건강한 무슬림 남녀는 의무적으로 ‘기도(예배)’를 해야 한다. 

이슬람 건축의 백미인 첨탑(미네랄): 출처 외교부

이른 새벽, 모든 이슬람 국가에서는 ‘아잔’ 소리로 아침 해뜨기 한 시간 전부터 첨탑에 부착된 커다란 확성기 (사진 참조)를 통하여 기도하라고 알려준다. 대략적인 내용은 “알라는 위대하다. 알라외 다른 신을 섬기지 않는다. 기도하러 오라. 성공으로 오라!"라는 것으로 예배가 잠자는 것보다 나으니, 소원 성취하러 어서 오시라고 호소하는 거다. 


과거, 확성기가 없었었던 시절에는 '이맘'이 첨탑에 올라가 큰 목소리로 '아잔'을 읊었다고 한다. 어쨌든, 비이슬람권 사람들은 여행할 때 모스크에 가까운 호텔에 투숙하면 ‘아잔’ 소리 때문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의 아침 기도 소리에 대놓고 불평하지 못한다. 일반 경찰보다 종교경찰이 더욱 파워풀한 사회다.


하루에 다섯 번하는 기도 시간은, 해가 뜨기 한 시간 반 전, 검은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아침, 해가 중천에 있을 때, 검은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저녁, 밤 잠자기 전으로, 계절에 따라 해의 길이가 달라져 요즘은 신문, 방송으로 알려 준다. 성지 메카를 향해 드리는 ‘기도(예배)’는 종교적 의식이자 암송이며 '라카'라는 절을 하는 예배의 행위이다. 10분 정도 혼자 할 수 있지만, 모함마드는 생전에 새로운 ‘이슬람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집단예배를 사원에서 드리는 것을 장려하였다. 


모함마드는 기도의 목적을 ‘자기 정화’라고 정의하였다. 어느 날, 모함마드가 그의 제자들을 모아놓고 “만약 어떤 사람이 매일 다섯 번 목욕한다면 그의 몸에 때가 끼일까?”라고 질문하자, 제자들이 때가 끼일 리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이 바로 매일 다섯 번 기도하는 의미라며, 알라(신)와 무슬림이 항시 만나고 대화하며 가까이하는 장을 강조했다. 

무슬림의 '라카', 절하는 모습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예배하고 절을 많이 하면 이마에 군살이 박혀 까맣게 변한다. 한때, 사우디에서 일부 한국인 근로자가 음주 후에, 공사장 밖으로 나갔다가, 종교 경찰에게 음주로 체포되어 수감되었던 사례가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수감생활 중 열심히 기도’하면 감형이 된다 해서 이마를 일부러 땅에 찧어 까만 군살을 만들어 감형을 얻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든,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은 그 시간을 매우 경건하게 여긴다. 특히, 금요일은 기독교의 주일처럼 집단으로 예배 보는 날이다. 모함마드가 금요일을 집단 예배일로 택한 것은, ‘메디나’에 금요일마다 대상들이 모여 큰 시장이 서자, 이들에게 설교한 데서 유래하였다. 그래서, 금요일은 흡사 명절 같은 분위기이다. 모두가 깨끗한 옷을 입고 전신세정을 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모스크로 모여든다.


무슬림의 금요일 합동 기도 모습

모스크에 들어가는 것은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입장하기 전에 신발을 벗고 손발을 씻어야 하며 모자를 써야 한다.(화장실 사용 후에 물로 세척) 예배는 마음의 안정과 몸의 정결이 선결조건이다. 특히, 남녀의 예배장소는 엄격히 구분하며, 기도할 시에 여성들은 손, 눈만을 제외하고 모두 가리게 되어있다. 이는 이성을 보면 예배 중에 마음가짐이 흩어질까 염려하여 취한 조치라고 한다. 꾸란은 특별히 ‘사원에서 예배를 할 때 여자와 사귀면 안 된다. 알라(신)께서 정하신 규정이니 여자를 가까이해서는 안된다.’(꾸란 2:187)고 강조하고 있다. 


금요일 집단예배는 사원에 상주하는 ‘이맘(예배 인도자)’이 예배를 인도하며, 교리와 세상사를 곁들인 ‘설교(쿠트바)’가 진행된다. 모함마드 혈통을 강조하는 시아파와 달리, 수니파 무슬림은 종교적으로 평등하여 '성직’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누구나 예배 인도자로 설교를 할 수 있어 ‘이맘’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특히, 두 사람 이상이 예배를 드릴 때, ‘이맘’이 없으면, 그중 한 명이 예배를 인도하는데, 예배에 참석한 무슬림 중 나이가 많고 이슬람 지식이 많은 사람이 예배를 인도하기도 한다. 


종교의 순수성과 현실 세계

그렇지만, 이슬람은 아무나 꾸란의 내용을 읽고 각자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반드시 ‘이맘’이나 이슬람 학자들의 입을 통하여 해석된 것만을 믿도록 하고 있다. 즉, 신자들이 꾸란을 읽다가 불신도 등에게 잔인한 행위를 가하는 등의 구절을 읽고 의심이 든다면, 의심을 버리고 즉시, ‘이맘’이 해석해 준 구절을 바로 떠올리는 게 바른 신앙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중세 서구에서 어려운 '라틴어'로 쓰인 성경을 사제들만이 읽고 해석해 준 것과 매우 유사하다. 중세 기독교에서 종교개혁의 빌미가 된 ‘면죄부’가 판매되었던 사례에서 보듯이 당시, 많은 사제들은 성경을 '자의로 해석'하면서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 있는 ‘미라벨 궁’은, 15세기 경 살았던 한 대주교가 자신의 어린 부인에게 지어 준 선물이었다. 그와 관련하여, 사제는 결혼할 수 없지만 ‘결혼하여 아이까지 두었다’고 천주교 대교구의 역사에 적혀 있었다. 


이처럼, 사람의 입으로 전해지는 사항은, 비록 성경 말씀이라 할지라도 전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왜곡, 확대, 혹은 축소될 수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중동전을 치를 때나, 미군이 이슬람권을 침공하였을 시, 대부분 모스크의 '이맘' 설교는 급진적이고 선동적으로, 반미적 정치 색채를 띄었다. 어차피, 이슬람은 종교의 순수성보다 '현실 세계'의 삶을 중요시하는 종교이다.  


그런데, 이슬람 1400여년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이런 예배에 대해 이슬람 율법이 재해석되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조짐이다. 2020년 4월,  '코로나-19 전염병 '팬데믹 (대유행)'이 하필이면 이슬람 '라마단'기간에 중동 지역을 덮친 탓이다. 이슬람은 집단감염의 공포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성지인 메카를 포함하여 대부분 이슬람 종교시설은 라마단 기간이지만 집단 예배를 금지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조건하에서만 허용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라마단 기간에 '반드시 모스크에서 해야'하는 '타라위'라는 저녁예배에서, 이런 2m이상 간격을 띄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배시, 무슬림은 모두가 평등하다며 모스크에 들어온 순서대로 일렬로 예배 행렬을 만드는데, 이때 반드시 옆사람과 어깨를 맞대어 공간을 두면 않된다. 만약, 빈 공간이 있으면 사탄이 드나들어 예배의 유효성을 위협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라니...? 이제, 1000년 이상 집단의례에 집착하여온 무슬림의 기도 방식에 대변혁이 올 수 있을까? 


'카이로'든 ‘카슈미르’든 모스크는 무슬림의 생활 중심에 있다. 필자가 근무하던 ‘유엔 평화유지군 인디아-파키스탄 정전감시단’ 사령부는 하계(4월~10월)에 인디아령 ‘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에 위치한다. 이곳은, 동양의 ‘베네치아’라고 불릴 만큼 괜찮은 인프라에 기후도 좋아 지내기에 좋은 곳이지만, 사령부 바로 코앞에 악명 높은(?) 대형 ‘모스크’가 있어, 모두 힘들어하였다. 이 모스크가 모두에게 '힘들었던' 것은 유별나게 큰 확성기로 매일 수 시간씩 낭송을 틀어대고, 특히, 금요일에는 낭송과 설교를 하루종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소음이 얼마나 컸던지 (아마도 100db 이상) 업무는 물론, 바로 옆 사람과 정상적인 대화마저 어려웠다. 유엔은 임무단 요원의 난청 예방을 위해, 군에서 대포를 쏠 때 사용하는 귀마개까지 지급하였다. 


이들이 유엔평화유지군 사령부 바로 코앞에 커다란 확성기를 들이대고 낭송과, ‘신앙고백’을 하는 것은, 종교 분쟁지역이라 '종교의 자유'를 마음껏 활용하는 것인데... 유엔군 사령부를 지원하는 인디아 군인을 겨냥한 일종의 심리전 같았다. 필자는 이 모스크를 이끄는 ‘이맘’의 이교도에 대한 자기 신앙 과시로, 매일같이 들려주는 독선에 가득 찬 엄청난 소음(설교와 낭송 소리) 때문에 이슬람 종교의 과격성과 편협성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디아 군인은 힌두교도의 관용인지, 상급자의 명령 탓인지…? 아니면, 엄청난 소음으로 다들 '난청'이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이런 큰 소음으로 괴롭혀도 불평은커녕 그저 웃기만 하였다. 양측의 '총성 없는 전쟁'에 엉뚱하게도, 양측의 정전을 감시하는 유엔임무단 장교만 죽을 지경이었다. 


종교의 자유와 상호주의

「2021년, 대구에서 지역 대학에 유학 온 무슬림 유학생들이 '모스크 신축 기금' 조성하여 모스크 공사가 진행되었다. 지자체는 무슬림 사원인 '모스크 건립'을 승인하였지만, 무슬림 학생과 주민 간의 갈등으로 신축공사는 중지되었다. 모스크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주거지 한가운데 무슨 테러리스트 집합소냐?”는 격앙된 반응이었고, 무슬림은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지켜라!” 외쳤다.」


이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무슬림이 알라()께 절대 순종한다는 다짐을 암송하는 것은, 구약성경, 십계명에 나오는 너희는 나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말라는 제1계명의 영향으로, 무슬림이 지켜야 하는 6신과 5행 중 '5행'에서 가장 중요한 신앙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루 다섯 번 기도(예배)'는 실천 행위이므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국이 무슬림에게 '기도 공간'을 주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이슬람이 국교인 이슬람 협력기구(OIC)의 57개 무슬림 국가는 ‘종교적 계명’을 내세우며, 일체의 성당이나 교회, 법당이 자국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엄격하게 통제한다. 다만, '비엔나' 협약에 따라, 외교사절과 그 가족을 위한 기독교 교회 등 타 종교 시설 건축은 허용한다. 그러나, 자국민의 개종은 절대 허락하지 않고, 개종자는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외국인 교회는 현지인의 테러 위협에 시달린다. 

실제로, 필자가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근무할 당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주일에 잠시 빌려서 사용하던, 미국계 선교사가 운용하던 외교단 교회에서 미국인 예배 중 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수 명이 사상을 당하였다. 


이처럼, 무슬림은 자국에서는 타 종교를 절대 불허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자신이 체류하는 국가의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자신의 종교적 교리를 내세우며 '모스크'를 건설하고 기도하며, 당연히 선교도 하려 한다. 한 때, 서구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한다며, 모스크나 법당 등을 ‘문화교류’의 명분으로 받아들이고. 무슬림 이주자에게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며 모스크 건립을 허용했으나, 무슬림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문제를 일으켰다. 과거 기독교 교회처럼, 모스크는 이슬람을 침투시키는 효과적인 도구(?)였다. 


이를 볼 때, 만약 무슬림이 ’예배‘를 위한 '모스크' 건립을 요청하면, 외교단을 위한 ’모스크‘만 허용하는 등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지자체가 모스크 건립을 허용하면, 앞선 대구시의 사례처럼, 새벽마다 ’아잔‘을 틀고, 매일같이 낭송을 해대면 지역 주민과 심각한 갈등이 야기될 수도 있다. 특히,  참석자를 선동(?)하는 종교 외적인 설교가 이루어지는, ‘모스크’는 ‘다와’(선교)와 함께하는 '지하드'(성전) 전략이다. 그러므로, 대구시로서는 ‘모스크’ 건립보다 각국의 공항이나 항만에 설치되어 조용히 메카를 향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실’ 정도의 공간을 허용하였으면 족할 일이었다. '글로벌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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