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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웅 Feb 10. 2023

'카슈미르' 산악지대(3) - '스카르두'

어느 군사 외교관 이야기 (인디아-파키스탄 유엔 평화유지군, 제9화)

군사적 요충지 '스카르두'

대자연의 풍광이 압도하는 '스카르두' 

너무나 정이 많은 지역주민들



군사적 요충지 '스카르두'

'스카르두' 기지장과 기지 앞에서

'스카르두'는 '시아첸' 고원지대를 지나 북쪽 중국 국경으로 향하다가 오른쪽 옆길로 들어가는 막다른 도로에 있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카슈미르'가 분단되기 이전에는 교통의 요지로서 이 지역의 중심이었다. 


이곳에는 다수의 파키스탄 군부대와 우리 유엔군 감시 기지가 있다. 우리 감시 기지는 기지 중 가장 외진 곳에 있는 기지인데, 이 지역이 1999년, 파키스탄의 침공으로 시작된 '카길' 전투 이후 유엔군 지휘부의 필수적인 방문 코스가 되었다. 인디아 군이 주둔하는 '카길'은 이곳에서 약 150Km 떨어져 있다. 


'시아첸' 고원에서 '스카르두'로 내려오는 길 주변 전경

대자연의 풍광이 압도하는 '스카르두' 

필자는 '시아첸'까지 달려온 '스카르두' 기지장과 함께 합동 도로정찰이나 군부대 방문 등 일정을 마치고, 그의 안내로 '스카르두'로 이동하였다. 지나가는 동안 스쳤던 주변의 풍광은 때 묻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 자체라고 느꼈다.


사실, 이곳은 티베트에서 발원한 '인더스' 강 지류가 지나면서 주변 고산들과 만들어낸 풍광이 멋진 곳이고, 주변에 '데오사이'국립공원도 있다. 


스카르두 '삿파라' 호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설산에서 눈 녹은 물로 채워져 물이 차고 깨끗하다. 수심 100m 

기지장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니, 유엔군 기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회색빛 높다란 산들에 둘러싸인 청정호수가 있었다. '삿파라'라는 호수인데 눈 녹은 물인 듯 물이 너무 맑고 차서 상큼한 느낌이었다. 이 호수 때문인지 스카르두의 낮 기온은 그리 덥지 않았다. 


이처럼, 풍광이 빼어난 '스카르두'지역이지만, 무엇보다도 '스카르두'는 세계 제2봉인 K2로 트래킹을 시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스카르두 '샹그릴라'리조트

그래서인지, 깊은 산속 시골에 샹그릴라 리조트가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 속의 휴양지라지만, 이런 깊은 산속에 '샹그릴라'리조트 호텔이라니...? 

그리고, 비수기가 아니지만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도 투숙객이나 방문객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오랜 차량 여행에 지친 필자로서는 이런 산속에 이런 곳이 있다니... 라며 반가워했다. 피곤한 자에게는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다. '샹그릴라'는 필자에게 그나마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너무나 정이 많은 지역주민들

'스카르두'에서 유엔군은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존재였다. 분쟁을 감시하는 기관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얼마 전 전쟁을 경험한 지역 민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필자의 방문에 많은 파키스탄 군 장교와 지역 대표도 자리를 함께 하였다.  

스카르두에서 지역 민군 대표와 함께

그런데, 이렇게 맑은 물이 넘치는 청정 지역이지만 여기서도 마시는 물 때문에 극도로 긴장해야 했다. 이들이 워낙 인심이 순한 데다가 그들 종교의 율법도 '나그네를 융숭하게 접대하라'라고 해서일까? 인사와 환담 이후에 '짜이'(Tea) 한잔만...이라는 필자의 간절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음식이 나왔다. 하지만, 향이 좀 강한 음식들이라 물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우리는 항상 시판용 생수를 마셔야 했으니... 지역주민들의 물을 마시지 않고서는 이들이 간격을 느끼지 않도록 이해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필자의 답은 생수든 뭐든 차가운 물은 일체 마시지 않았다. 애꿎은 '짜이'만 두 잔이나 축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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