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의 마음이 많아지는 듯 하다. 작별과 이별 그리고 결별 무수한 별속에서 헤매이는 그대들의 캄캄한 마음을 나는 상상한다. 홀로, 그리고 기나긴 외로움과의 마찰은 늘 지나한 나들에서 꽃이 피는 것과 같이 아픈 일이다.
싱싱한 삶을 살고자, 했으나
깊어지는 마음의 파문에, 귀를 기울이려 했으나
너무 내가 나를 바닥에 내려 놓고, 절벽 끝으로 몰아 세우면서 살았나 보다, 그간 놓고 지나간 풍경들에 새삼 눈길이 자꾸만 가는 하루의 페이지이다.
비 / 최영정
비처럼 내려놓아야
살 수 있을 때가 있다
두드림이란 열리는 것이 아닌
뭉쳐지는 일
한가득 비를 움켜본 적이 있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어느 틈인가 사라졌고,
내 것인 것도
어느새인가 메말라
그만 놓아 달라고 한다
모두 손을 놓고
모두 시선을 거둔 채
그저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라고 비는
바닥을 제 가슴 대신 친다
사는 것도,
살아 보는 것도
스스로를 깨트려
맺혔다가 이내
빗소리로 가는 것
- 최영정 시집 " 그대의 여름이 나의 가을이었다 " 중에서 -
막상 절벽도 스스로, 그 절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때가 있을 것이다. 억지로 나를 바닥으로 굴려서 상처나게 하고, 또 아프게 하고 그리하여, 그 단단해지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지는 말자고 자꾸만 말을 되내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에 나는 살고자 한다.
그저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