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급날은 매달 17일이다. 17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되면 금요일인 15일이나 16일에 월급이 들어온다. 그래서 17일이라는 숫자는 나에게 좋은 숫자이다. 내 생일도 17일이다. 이렇게 단순한 생각을 하는 것은 행복하다. 이렇게 한 달에 한번 단순하게 월급을 받는 날이라는 이유로 행복하다면 나는 행복감이 많은 사람이다.
2. 월급날만 기다리는 이유는 뭔가 돈이 필요할 때면 월급날 하자라는 마음으로 미루는 날도 있다. 얼마 안 남은 돈에서 지출하는 것보다 월급이 들어와 있는 돈에서 지출하는 것이 여유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록 월급날에 카드값이나 대출 이자 등이 쑥쑥 빠져나가서 스쳐가는 월급이 될지라도 월급날은 마음이 여유롭다. 나는 월급날은 맛있는 것을 먹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 힘이 나서 한 달 동안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것은 의식과 같은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의식은 정말 중요하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식행동으로 인해서 나는 돈을 버는 내 자신을 더 격려하고 사랑할 수 있다.
3. 사실 월급이 많지 않다. 연봉으로 따지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월급은 많지 않다. 본봉은 계속 오르지만 공무원은 가장 크게 기여금 이과 세금, 여러 가지를 막 떼 가고 나면 여러 가지 수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급이 진짜 안 오르는 느낌이다. 내가 16년 차이지만 월급이 정말 안 오른다.
4. 그렇지만 나는 월급 받는 직장인이 좋다. 또박또박 매월 정해진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나는 월급이 잘 안 오른다고 생각할 뿐이지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월급이 작다며 징징거리는 사람도 아니다. 이 월급으로 우리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하고, 내가 갖고 싶었던 것도 살 수 있고, 자식들 교육도 시킨다. 나의 생활을 하게 해주는 아주 소중한 돈이다. 가끔 나의 아이들에게 엄마가 '피땀 흘려 번 돈'이라고 말한다. 진짜 피땀은 흘리지 않지만, 달마다 다르지만 좀 편하게 일하고 월급 받는 달도 있지만,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더 뚜렷하게 해주는 것 같다.
5. 나의 일이 자원봉사라면 내가 이렇게 매일 성실하게 출근할 수 있을까? 이건 다 월급의 힘이다. 하기 싫은 일도 어떻게 든 해내게 하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도망가지 않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다 월급의 힘이다. 그래서 직장인에게 월급은 소중하다. 삶을 살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하게 해 주니까 월급은 소중하다.
6. 나는 내가 만약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할지 생각한다. 로또도 사지 않고 말이다. 로또에 당첨이 당첨이 된다면 그 돈으로 뭘 할지 계획을 세우는 일을 좋아한다. 로또도 사지 않고 말이다.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그래도 월급을 받는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이다. 로또에 당첨되지 않은 사람처럼... 요즘 로또 1등 금액이 크지 않아서 인생역전을 할 수 없고, 1등이 당첨되어도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너무 무모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 월급은 아주 조금씩 오를 테지만 그래도 호봉도 오르고 물가 상승률에 따라서 조금씩 오를 예정이고, 나는 내년에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포기할 수가 없다. 월급은.... 아마 가끔 출근할 때마다 나는 이일을 언제쯤 그만둘까 생각하겠지만, 1년에 두세 번쯤은 사표를 쓰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상상을 해보겠지만, 아마 나는 정년이 될 때까지 계속 월급을 받는 급여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7. 매달 월급을 받는 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욕심이 난다고 배를 찢었다가는 매달 규칙적으로 낳는 황금알은 사라지고 오리도 죽게 된다. 욕심은 금물이다.
8. 내가 받은 월급날보다 앞으로 내가 받을 월급날이 더 많을 것이다. 나는 월급쟁이가 나의 적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산다. 사실 다른 일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일은 어떤지 모른다. 월급을 받지 않는 일도 나름의 장점이 많겠지. 하지만 나는 내 직업을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미래 사회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것이 없다고, 내가 하고 있는 일 말고는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답답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월급 외에 받는 것이 더 많다.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보람이나, 성취감이나 기쁨이나 즐거움, 자아효능감, 인생의 의미 등... 이런 것들도 나의 월급이다. 매달매달 조금씩 다르지만 나는 이만큼의 월급을 받으면서 일한다.
9. 신규 때는 월급을 적게 받아도 알뜰하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월급이 조금 더 많아졌다고 이렇게 돈 나갈 때가 더 많아지는 신기한 일이다. 한 달은 금방 가고, 일 년도 금방 지나가고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데 월급날은 왜 그렇게 천천히 오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빨리 지나면 월급날도 빨리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
10. 나는 출근하는 한 달 중 월급날이 제일 좋은 직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