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을 노랗게 띄워서 만드는 마늘 찰고추장
푸른 콩잎을 하얗게 태울 정도의 뜨거운 태양이 싫었지만
그 뜨거운 태양빛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태양초다.
붉은 고추를 따서 식초, 베이킹소다, 과일 전용세척세재와 섞어서
하나하나 씻어 대소쿠리에 담고
망사를 덮어 3일 동안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후
말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고추 꼭지를 일일이 제거한다.
3일 동안 그늘에서 말리는 이유는
수분이 많은 고추를 햇빛에 그대로 노출시키면 다 익어서
물컹거리기 때문이다.
사다리를 타고 발코니 옥상으로 올라가 굵은 망사를 깔고 고추를 하나하나 널고
그 위에 또다시 망사를 덮어 직접적인 열을 피하게 하여 고추가 물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2일 차부터는 덮어놓은 망사는 제거하고 바로 직사광선에서 태양초로 만든다.
바싹 마른 태양초를
또다시
하나하나 행주로 깨끗하게 닦아서 큰 비닐봉지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보관했다가 방앗간에서 고추장용, 양념용으로
분리해서 빻는다.
딸이 말하기를
"고추 말리는 시기가 되면 울 엄마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라고 말해서 한바탕 웃었다.
직접 농사지은 태양초로 고추장을 만드는 일은
나에게는 숭고함을 담은 의식과도 같다.
[찹쌀을 노랗게 띄워 만드는 찰고추장]
*재료: 고운 고춧가루 1kg, 엿기름(시판용) 2kg, 조청 3kg, 찹쌀 2.5kg, 깐 마늘 500g, 소금 420g, 매실청 500ml, 생수 8L.
*첫 번째 해야 할 일: 찹쌀 띄우기
찹쌀을 씻어 4시간 정도 불린 후 소쿠리에 담아 하룻밤 동안 물기를 제거하고
면포에 싸서 보일러선이 지나가는 따뜻한 곳에서 3일간 띄운다.
면포 위에는 담요를 덮어 열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찹쌀이 잘 띄워진다.
하루 한 번씩 골고루 띄워지도록 섞어준다
3일간 띄운 짭쌀은 연한 노란색으로 변한다.
띄우는 과정에서 하루가 지나면 쿰쿰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은 정상이며 잘 띄워지면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아주 잘 띄워졌다
** 두 번째 해야 할 일: 엿기름 2kg을 미지근한 물 8L에 3시간 담가둔다
손으로 문질러 체에 걸러 물만 모아둔다.
6.5L의 엿기름 물을 얻을 수 있다. 500ml는 따로 둔다.
큰 찜솥에 엿기름물을 담아 미지근하게 데운 다음
띄운 찹쌀을 분쇄기에 갈아 넣고 잘 풀어준 후
불에 올린다.
가장자리에 거품이 있을 때까지는 짭쌀가루가 찜솥 바닥에 눌지 않도록 옆에 서서
계속 저어야 한다.
거품이 사라지면 가끔 저어주면 된다.
1시간쯤 지나
큰 거품이 일면서 끓어오를 때는 가끔씩만 바닥을 주걱으로 긁어주면 된다.
북적대는 소리를 내고 가장자리에 작은 거품이 일면 조청 3kg을 넣고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식힌다.
엿기름물을 불에 올려 엿물을 완성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이다.
휴대용 인덕션의 불 세기를 최대로 해서 2시간의 시간이 지나면
브라운색의 엿물이 완성이 된다.
***세 번째 해야 할 일:
깐 마늘 500g에 남겨 두었던 엿기름물 500ml을 넣어 완전히 삶아 익힌 후 믹서기에 곱게 갈아준다
엿기름물이 어느 정도 미지근해진 후 간수를 뺀 굵은소금과 고추장용 고춧가루. 갈아 놓은 마늘, 매실청을 넣고 잘 풀어준다
엿물이 약간 미지근할 때 고춧가루를 넣고 풀어야 잘 풀린다
이렇게 만든 고추장은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항아리에 담아 따스한 햇볕이 드는 장독대에서
2달 숙성시킨 후가 더 맛있다.
고추장을 담그는 과정은
뜨거운 여름에 시작하여 겨울로 이어지는 긴 여정이지만
나에게는 엄마를 떠 올리는 시간이고,
훗날 나의 딸과 아들이 엄마를 추억할 때
이 고추장이 한 부분이 될 것이다.
고추장에 멸치를 찍어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
회를 무지 좋아해서 초고추장을 만들 때 사용하고
쫄면과 비빔국수 양념장으로.
장어, 병어구이 양념장으로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