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십킬로그램 11시간전

내가 사는 방식 정하기

주말에 본 유튜브에서 어느 철학교수님이 말했다. 책을 읽는 건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나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참고행위라고.


여태까지 나는 책을 보거나 유튜브에서 하는 강의를 듣고, 알게 모르게 그게 세상의 진리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나온 그대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의 전부였다. 책에 있는 것은 진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을수록 난 세상의 진리를 더 많이 깨우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책은 의견일 뿐인데 그게 활자로 적혀있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믿음을 주었었다. 더 많은 책을 읽으면, 내가 인생을 더 많이 알게 될 거라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삶을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고들 이야기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책과 인생의 윤택함 사이에 상관 관계를 그 말하는 사람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한 때는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을 정말 좋아했다. 그게 세상의 진리라고 생각했다.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좋았다. 그리고 그 책에 쓰인 다른 말들도 외우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의 이야기는 틀린 말도 꽤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책은 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이어서, 틀릴 수도 있는 게 당연한데, 그 땐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해가 안 되는 구절은 내가 부족해서 이해가 안 되는 거라 생각했다.


책은 생각을 위한 도구라는 점은 생각할 것을 참 많이 만들어 주었다. 정말 단순한 말인데, 이걸 듣고 생각이 좀 트였다. 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건 결국 책이 아니라, 삶에 대한 나의 치열한 고민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쌓아진 세상을 보는 내 시각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생각을 하는 게 중요했다. 인생에 있어 다양하게 주어지는 다양한 것들에 의문을 가지고 내 나름대로의 이유를 다시 붙이는 과정이 필요했다. 내 스스로의 생각은 정말 많이 중요했다.


과거의 미덕은 회사를 성실히 다니는 것이었다. 회사를 성실히 다녀 상사에게 인정받고 그래서 회사에서 높은 위치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들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맞는가. 회사에서의 상사도 그저 돈을 받고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인데 나를 평가할 사람이 된다는 말인가. 사실은 그 사람들은 평가할 사람이어서 나를 평가하는 게 아니고, 나는 평가받기에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고, 그저 그 사람이 회사에서 그런 권한을 가졌고 나는 좋은 평가를 통해 얻고 싶은게 있기에 상사를 이용하려 하는 것이 진짜가 아닌가.


생각을 멈추고 주는 대로 받아먹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한다. 누구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이니 내 삶을 내 생각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서열나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