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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킬로그램 Aug 21. 2024

서열나누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급을 나누어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게 불편했다.


며칠 전 지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이었고, 그 와중에는 결혼하는 친구도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각자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다들 잘 살고 있다는 것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주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 있었다. 본인의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부모님이 누구고, 잘 살고, 뭐 그런 얘기였다. 특히나 그런 이야기 중에는 개천에서 용이 난 케이스의 사람들은 뭔가 별로라는 얘기도 있었다. 뭔가 난 그런 얘기들이 불편했다.


나 역시도 사람들은 각자 어느 정도 클래스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모두는 평등한 것은 아니고 개인마다의 능력치 차이도 있고 이로 인해 이루어낸 것도 달라서 그 사람들 사이에 차이는 있다고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또 나와는 다른 기준으로 사람의 급을 나누는 것에 신기하기도 했고, 또 불편하기도 했다.


그걸 말한 사람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시람은 아니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뭐랄까. 그 얘기는 단순 자격지심이 아닌 그 사람들의 실제 마음이 아니었을까.


노골적으로 사회에서 금기되는 영역을 드러내서였을까. 아니면 그들이 보는 급나누기가 나에게도 적용될까 봐 두려워서였을까. 사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들에게 이미 어떤 클래스의 사람으로 나뉘어져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사람이 열심히 살고, 그래서 능력을 얻고, 얻어진 능력으로 잘 사는 게 최고의 등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의 기준은 현재 가진 것이 많고 부모가 잘나면 그게 최고라는 게 있었다. 나는 나와 기준이 달랐던 것에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의 기준이 뭐든 나는 나의 기준으로 살면 되는데, 이렇게 영향을 받는 건 나도 내 기준이 약하다는 뜻이다. 흔들렸던 나를 반성한다. 조금 더 기준있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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