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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숨바꼭질 속 숨어있던 건 동심
아내와 아이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아내가 먼저 숨는다
뻔히 보이는 장소에
아내는 숨죽이며 숨어있다
아이는 두리번 거리며 찾지 못한다
아내가
"여기 있지!!"라며 나타나자,
이번에는 아이는 숨는다고 한다
아이는 커텐 뒤로 몸을 숨겼다
머리를 숙이고
자신이 있는 위치를
단번에 알려주는 말소리가 들린다.
"다 숨었어, 찾아봐요"
아내는 두리번거리는 척하며
아이가 있는 곳인
커텐을 주시하며
동심에 미소짓는다
누구에게나 뻔히 보이는 숨바꼭질
아이에겐
완벽한 은신처인 커텐 뒤로
우리들이 쉽게 찾았다고 하지만
아이가 정작 커텐 뒤에 숨겨놓았던 것은
우리들이 그동안 눈을 뜨고 살아도
어느새 휘발되버린
순수한 동심이었다
보이는 것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기 이전에
내가 보는 것이 진실인지를
고민해야할 나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