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아닌 순수한 창작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일주일에 이틀은 집에서 회사까지
달려서 출퇴근을 한다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일년이 되었다
처음 달리기 시작했을 때
숨이 차고 다리가 쑤시고
몸 곳곳에서 화재경보마냥 적신호를 보내며
달리는 것을 당장 그만두라고
무거운 몸을 인질로
나를 채근했었다
몸이 보내는 잔소리를 무시하고
근근히 달리기를 수개월,
예전에 끊임없이
울려대던 경보도
더이상 요란스럽지 않다
가슴을 쥐어짜던
가쁜 숨도 이젠 견딜만하다
여유가 생기면서
출퇴근때 늘 보던
무표정하기만 했던
주변 환경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거에 내 몸에서 보내던 신호도
더달려야 함을 알리는
건강에 대한 경고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이드는 요즘
그날도
화창한 하늘
싱그런 봄꽃을 마주하며
농수로 옆 논길을 따라 내달려
퇴근을 하고 있었다
다리 밑 길모퉁이를 돌아
외진 길목에 막 들어섰을 때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지나온 길을 거슬러 가보니
그곳엔
개 한마리가 앉아있었다
목줄이 단단히 메인채로...
금방이라도 숨통을 끊을듯
정말 단단히 묶인...
농막은 텅텅 비어있었고 주인없는 농막을
그 개는 외로이 지키고 있었다.
넓은 농토가 눈 앞에 있음에도
목줄의 길이가 허락한 한평남짓 공간이
냉혹하게 주어진 처절한 자유의 전부였다
순간
푸르렀던 내 마음이
회색빛을 그리며
수로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졌다
농막의 개
길위의 나
찰나의 순간
떨어진 마음이
개와 나 사이를
회색 면도날이 되어 빠르고 선명하게
그어놓고 달아났다
짖던 소리가
나를 반기는 소리인지 경계의 소리인지
전혀 알리없을
누구도 응답하지 않을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소리가 훑고 지나간 그곳을
멈추어 서서 보고 있었다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그리울까
그리고
얼마나 기다렸을까
누군가를 찾아 부르는 수많은 소리들은
사회 곳곳에 있다
우리들은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항상 응답을 기다린다
그 응답은 단순한 소리의 울림을 넘어
따뜻한 관심과 사랑에 대한 갈구이다
하물며 산 속에서 홀로 외치는
의미없는 메아리조차
내게로 돌아옴에 반가움을 느낀다
농막에 홀로 남겨진 개가 눈앞에 자꾸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