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가끔 ‘얘는 화를 안내,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어.’ 하는 얘길 듣곤 한다.
화를 안내는 사람…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면 두 종류인 듯하다.
첫 번째는 화가 잘 안나는 사람이다. 원래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남의 언행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일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사실 속으로는 화가 나는데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잘 참는 사람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화를 마음에 담아두게 된다. ‘삐졌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나의 경우에는 가끔 심하게 화를 낸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화가 잘 안 난다. 따라서 내가 화내는 걸 본 사람은 드물다. 그러고 보니 내가 화내는 걸 가장 많이 목격한 사람은 가족이다. 나는 원래 감정의 기복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가족 외의 타인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다 보니 밖에서는 화날 일이 없다. 당연히 참을 일도 없다. 그래서 난 남에게 삐져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랑 반대의 사람도 있다. 내가 근 1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내면서 화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지인이 있는데 이 사람은 그러고 보니 삐돌이다. 여기저기 자주 삐진다. 어찌 보면 가장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사실은 속에 화가 많은데 늘 많이 참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속 안의 그 많은 화를 한번 작정하고 쏟아내면 그 양이 엄청날 수 있다. 사고가 나는 경우다.
화를 잘 안 낸다고 사람 좋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착각일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