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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로 May 01. 2023

당뇨병이면 건강식품 드시지 마세요


최근에 당뇨병으로 치료받는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먹는 약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검사를 해보니 혈당이 치솟고 당뇨병이 악화되었습니다. 약이 바뀌지 않고 환자분의 생활에 변화가 없으면 대개는 이런 경우 식습관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닐까 다를까 환자분이 최근에 당뇨에 좋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무슨 진액, 즙 같은 것을 복용하였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몸에 좋은 것복용해서 몸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나쁜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본인은 돈과 노력을 들여서 몸에 좋다는 것을 복용하는데 이렇게 안 먹으니만 못한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당뇨병은 기본적으로 먹는 것이 장에서 흡수되면서 당분으로 전환되고 혈관 속을 떠다니면서 혈당 수치를 지나치게 올리는 질환입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혈관 속의 당분을 다시 세포가 잡아먹어서 혈당이 많이 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혈관 속의 당분을 제거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혈당이 많이 오르고 이것이 여러 문제를 일으킵니다. 따라서 사실 당뇨병을 가장 간단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뭘 먹는 것이 아니라 뭘 안 먹게 하거나 적게 먹게 하는 것입니다. 검증된 약 외에는 무엇인가를 먹어서 혈당을 낮추겠다는 것부터 생각이 잘못되었습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영양제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믿음은 확고한 것 같습니다. 약이라고 하면 꺼려해도 영양제라고 하면 부담 없이 복용합니다.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점점 더 커지면서 환자분들은 갈수록 들어보지 못한 영양제들을 복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트렌드도 계속 바뀌는 것 같습니다. 희한하게도 환자분들과 얘기하다 보면 당뇨병에 좋다는 건강식품 끊임없이 바뀝니다. 하지만 효과가 좋다고 한다면 계속적으로 널리 팔려야 되는데 왜 끊임없이 트렌드가 바뀌면서 새로운 영양제가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당뇨약인 메트포르민은 사용된 지 거의 50년 가까이 되었는데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분들에게 영양제/건강기능식품 에 대해서 항상 드리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영양제라면 왜 그 성분을 약으로는 만들어서 팔지 않습니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텐데요”.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약은 조 단위로 팔립니다. 제약회사들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닙니다. 실제로 영양제로도 사용되고 약으로도 만들어서 파는 물질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인 오메가3 입니다. 오메가3 같은 것은 영양제로도 널리 잘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고 병원에서 약으로도 처방하기도 합니다. 이는 오메가3가 심장 질환 예방 효과도 어느 정도는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약으로 안 만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정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영양제들이 근거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설사 연구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동물 실험 혹은 아주 적은 수의 시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한때 유행했던 여주, 돼지감자 등도 혈당을 떨어트리는데 동물 연구에서는 일부 효과가 있다고 발표됐고,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은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더 많습니다.



당뇨병 환자분들이 그래도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나마 괜찮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비타민, 칼슘 등 우리 몸에서 필요한 필수요소들을 보충하는 기능식품 정도입니다. 아니면 언급한 오메가3 정도도 먹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비타민 오메가3 등을 복용한다고 해서 혈당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사실 어떠한 영양제도 명확한 혈당 감소효과를 미약하게나마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러하였다면 이미 약으로 개발이 되었겠지요.


 

당뇨병으로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영양제를 복용한다는 분에게 그럼 보통 물어봅니다. 먹고 나서 혈당을 측정해 보면 혈당이 낮아지는지. 사실 영양제가 당뇨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먹고 나서 간편하게 혈당을 재보면 됩니다. 만약에 그 영양제를 먹고 나서 잰 혈당이 확실히 낮아지거나 한다면 복용을 권장할만한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모든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관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어떤 것들은 오히려 혈당을 올린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당뇨병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지침 내용을 소개하고 마칩니다

 


'국가와 문화에 따라 혈당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다양한 식품이나 식물(알로에 베라, 계피, 커큐민, 돼지감자, 여주 등) 및 그 가공품은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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