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는 하루는 의미가 없을까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큰일도 없었고,
기쁜 일도,
특별히 슬픈 일도 없었습니다.
그저 어제와 많이 닮은 하루였습니다.
눈을 떴고,
밥을 먹었고,
일을 하고,
대충 정리된 방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눕게 되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하루는 무슨 의미였을까?’
사실 예전에는 이런 날이 가장 불안했습니다.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고,
누군가는 뭔가를 생각에 괜히 조급해졌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곳을 다녀왔을 테고,
어떤 친구는 오래 준비한 시험에 합격했을지도 모르니까요.
SNS에서는 반짝이는 일상들이 스쳐가고,
그 앞에서 저는 초라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덮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냥,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별일 없이 눈을 떴고,
마음을 다치지 않았고,
아주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다고
말해주고 싶어 졌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하루조차도
쉽지 않은 분들이 많다는 걸,
매일같이 느끼게 되니까요.
어떤 날은,
버티는 것만으로도 전부일 때가 있습니다.
애써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그냥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이요.
그리고 그런 날들이 쌓여서 저를 지켜주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준다는 걸,
저는 조금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괜찮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 하루 속에 제가 있었고,
조용히,
묵묵하게,
하지만 분명히 따뜻하게 살아냈다고요.
별일 없던 하루가,
가장 지켜내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