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에 대하여
하얀 그릇 위에 딸기를 올려두었습니다.
일곱 개. 크기도, 모양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어떤 것은 꼭지가 깊게 파여 있었고,
어떤 것은 한쪽이 살짝 눌려 있었습니다.
씻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늘 가장 예쁜 딸기만을 떠올릴까, 하고요.
마트에서 딸기를 고를 때면
상처 없는 것, 모양이 고른 것, 색이 선명한 것부터 집게를 가져갑니다.
이미 손에 들어온 딸기 중에서도
유독 예쁜 것부터 먼저 먹게 됩니다.
맛은 비슷할 텐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씻어 그릇에 담아두고 보니
조금 덜 예쁜 딸기들도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해 보였습니다.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어느 하나 부족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꾸 비교합니다.
누군가는 더 잘하고,
누군가는 더 앞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를
‘조금 모자란 딸기’처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삶이라는 그릇 위에 놓였을 때
우리는 각자 제자리에서 이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삐뚤어도,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딸기를 하나 집어 먹었습니다.
모양이 가장 고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아니 어쩌면 예상대로
달았습니다.
그제야 알겠습니다.
우리가 자꾸 잊는 건
‘괜찮다’는 감각이라는 것을요.
더 나아지지 않아도,
누군가보다 뒤처지지 않아도
지금 이 상태로도 괜찮다는 감각 말입니다.
오늘은 그릇 위에 남아 있는 딸기들을
순서 없이 하나씩 먹어볼 생각입니다.
어느 것이든,
다 같은 딸기이니까요.